마운드는 B학점, 방망이는 D학점.
91년 개운치않은 2승(4패)을 올리며 훗날을 기약했던 한국팀은 4년만
에 맞붙은 일본과의 재대결서 평범한 성적표를 올렸다. 투수진은 일본타
자들을 상대로 비교적 호투한 반면, 타자들은 일본투수들의 다양한 변화
구와 노련한 경기운영에 입맛만 다셨다. 6차전까지 한국팀이 올린 전적
은 총 2승2무2패. 전력차가 4년전에 비해 눈에 띄게 좁혀졌지만 아직 일
본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임을 실감해야 했다.
전력강화가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마운드. 조
계현등 각팀의 에이스들은 명성에 걸맞게 활약했다. 특히 은 정규
시즌이 지난후에도 시속 150㎞의 공을 던져 일본관계자들의 강력한 스카
우트욕망을 불러 일으켰다. 은 스피드와 제구력에 있어 일
본서도 능히 통하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단조로운 구질서 벗어나 4년전 우리 타자들이 농락당했던 포크볼 등
변화구도 자신있게 구사했다. 오히려 직구의 스피드나 파워에선 일본투
수들 보다 더 앞선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경기운영-위기관리능력, 볼
카운트에 따른 타자대처 능력에선 아직도 성급한 면면을 많이 노출했고
A급선수와 B급선수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
반면 타력은 기대이하. 변화구에 약한 허점이 드러나 일본투수들에게
철저히 말려들었다. 공과는 전혀 동떨어진 스윙도 다반사. 허를 찌르는
다양한 볼배합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아쉬웠던 부분은 팀배팅의 부재.
1점이 아쉬운 득점찬스서도 똑같은 스윙으로 일관하는 단조로움을 보였
다. 한국이 5차전서 무려 2번의 만루찬스등 3차례나 주자를 3루에 두고
도 희생플라이 하나 못때려낸데 비해 일본은 4차전서 단 6개의 안타로
4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보여줬다. 스윙속도와 파워면에서 일본에 뒤질
게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남겼지만 주루플레이와 송구플레이등에서는
일본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미세한 부분이 한-일 수준차를 가르는 요
인이었다. 일본을 따라 잡기위해선 선수들이 좀더 많이 「생각하는 야
구」를 해야된다는 교훈을 남긴 95한-일슈퍼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