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 여권은 노씨의 진상공개와 대
국민사과 등을 통해 파문을 조기 종결짓는다는 방침이나 노씨측은 검찰수
사 이후에나 입장표명을 할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파문은 장기
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씨측은 민자당 대표위원의 비자금 전모공개-국가
헌납-대국민사과-낙향의 수습안을 거부하고 정부쪽과의 직접 대화를 희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여권과 노씨측간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
도 없지 않다.
여권은 노씨측이 대국민사과를 주저하고 비자금 전모를 밝히기
를 꺼릴 경우 조기에 노씨를 소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
려졌다.
정부 여당은 25일 오전 김대표와 안기부장
비서실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대책회의를 열고 노씨 비자금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배제한 가운데 검찰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여권은 이와함께 노씨가 재임기간중의 비자금 조성 규모와 과
정, 사용처 등도 아울러 밝히고 남은 비자금의 국가헌납과 대국민사과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보고 이런 입장을 연희동쪽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권은 노씨측에서 거론하고 있는 92년 대선자금 지원문제
에 대해 "진실된 태도로 임한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 솔직히 시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사무총장은 "노씨 비자금 계좌추적에만 2개월
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사에 앞서 노씨가 비자금 전모를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에 대한 사법처리는 수사결과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
고 대국민사과와 사법처리가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강총장은 "노씨의 입장표명은 대통령 귀국전이라는 시한
을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파문 조기수습이 여권
방침임을 시사했다.
여권의 방침이 정리됨에 따라 노씨측도 이날 정해창 서동권씨
등 측근이 참석한 가운데 노씨 자택에서 구수회의를 갖고 입장을 정리했
으나 노씨의 일방적인 대국민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해창전비서실장은 이날 저녁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자당
의 파문수습을 위한 해법제시에 대해 "이번 사건은 사안의 성격상 정부에
서 나설 일이지 당에서 나설 계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비자금문제와 관련한 우리 입장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
다"면서 "우리가 능동적으로 나서 조치를 취할 입장도 아니며 우리는 처
분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민자당 아닌 정부쪽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씨는 특히 여권이 대선자금 내역 공개용의 표명에 대해 "철
없는 얘기다. 선관위 신고액만 밝힌다면 모를까 그 외의 것도 밝힐수 있
나. 정치라는 것이 다 알고도 넘어가는것 아닌가. 뭐 자랑스런 일이라
고 그것을 밝히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