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지점의 3백억원대 차명예금계좌에 이름을 빌려 준 사람
들은 왜 이 돈과 자신들이 관계 없음을 당당히 밝히지 않은채 보도진을 피
하고 있을까. 검찰은 일단 이들이 「구설수」를 꺼려 일단 피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차명과 대명」과정에서 모종의 거래가 있어 이를 감추기 위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93년 당시 서소문지점장이었던 이우근 이사대우가 밝힌 명의대
여자는 이이사대우의 매형 최광문씨(63·서울 강동구 명일동)와 우일종합
물류대표 하종욱씨(41·서울 은평구 신사동), 당시 서소문지점
차장 이화구씨의 동서 최광웅씨 등 3명.
3백억원의 실체를 의원에게 처음 알린 하씨는 19일 낮 서울 서소
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잠시 들른 이후 이날 밤부터 현재까지 은평구
신사동 미성아파트에 있는 자신의 집에 들르지 않고 있다. 하씨의 집에는
현재 부인과 자녀(1남1녀)가 거주하고있으나 문을 굳게 잠근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최광문씨도 19일 오전 집을 나간 이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산기업
대표로 알려져 있으나 가족들은 무슨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밝히길 거부하
고 있다. 가족들은 19일 『아침에 포항에 갔다』고 했다가, 20일 오후에는
『어제(19일) 오후 8시쯤 일산 삼촌(이우근씨)집에 갔으며, 이번 일에 관계
된 사람 모두 거기에 모여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씨의 집은 사위
와 딸이 지키고 있었다.
또 동서명의로 1백억원을 예치한 당시 서소문지점 차장 이화
구씨(서울 송파구 문정동)도 19일 오후부터 이틀째 잠적상태다. 이씨의 부
인은 이날 오후 전화통화에서 『밤새 들어오지 않았으며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소장으로 있는 역촌동출장소 관계자도 『이씨가 어제 오전
은행을 나간후 간혹 전화해 영업상황을 물을 뿐 이틀동안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씨의 아버지 하범수씨(68·서울 강남구 역삼2동)도 잠적, 부인 양모
씨(55)만이 집을 지키고 있다. 양씨는 『어젯밤부터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고 말했다. 하씨는 19일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태릉에서 열린 육사7기 모
임에 참석했으며, 이날 저녁 두차례 집에 전화해 『멀리 있다』고 말한후 연
락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