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명 목숨잃은 무학여고 ***
*** 학생들 아직 예민...친구 죽음 부인도 ***
*** 붕괴현장서 유족들 1주 추모식 ***.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8명의 꽃다운 목숨을 잃은 무학여고. 1년이 흘렀
지만 무학여고 식구들이 입은 비극의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학생회장 이선명양(18)은 『정다웠던 친구들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려
21일 1주년 추모식에서 낭독할 추모사를 쓸 수가 없다』고 눈물을 글썽였
다.
사고를 당한 이지현양이 활동했던 「필리아 3중창단」 멤버중 6명은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학생은 지현양의 단짝 친구였던 민승혜양(18).
한동안 친구의 죽음을 부인했다. 몇달이나 지난후 지현이가 즐겨부르던
팝송이 흘러나오자 남들앞에서 처음 큰소리로 울었다.
무학여고생들은 사고 이후 한동안 주위의 「잔인한」 관심에 시달려야
했다. 『교복을 알아본 사람들이 제게 운이 좋다고 말할 때 기가 막혔습니
다.』 허진이양(18)은 『친구들이 게을러 지각하다 사고를 당한 게 아니냐
고 할 때는 화가 났다』고 털어놓는다.
『예민한 여학생들을 자극해 학교가 온통 울음바다가 될까봐 되도록 성
수대교 얘기를 안꺼냅니다.』 올 3월 부임, 학교 식구들을 추스려온 김여
옥교장은 『그래서 추모식도 간략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침통하게 말한다.
같은날 오전 10시에는 성수대교 붕괴현장에서 유족들이 추모식을 갖는다.
전교생중 5백여명이 성수대교를 건너 통학했던 무학여고. 서울시교육
청 방침으로 올해초 신입생들은 강북 지역에서만 진학했다. 이 때문에 지
금의 1학년은 4학급이 줄어든 8학급 4백여명이 전부다. 강남에 사는 상급
생들은 매일 동호대교등을 건너 성수대교의 잔해를 바라보며 통학한다.
그때마다 떠나간 친구들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