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자식-며느리역 사이코배우 상대로/ 사랑의 전화 매달 1일
마련/간접체험 통해 상대방 입장 이해 "15살에 시집와서 남편하나
믿고 살았는데, 집 나가서 실컷 난봉피우다가 다 늙어서 힘빠지니 돌아
와서 미안하다고? 그런 소리라면 몸서리가 처져요. 건달 남편 뒷수발하
느라 골병이 들대로 다 든 한 평생을 그 한마디로 보상하려고? 어림없
는 소리말고, 다시는 내 볼 생각 마소." 지난 1일 오후 2시 서
울 공덕동 사랑의 집 강당 무대위에서는 임씨 할머니(79)가 평생
쌓아두었던 남편에 대한 원망을 쉬지 않고 토해냈다. 앞에 앉은 사람
은 할아버지 배역의 사이코드라마 배우. 임씨 할머니는 "남편 살아
생전에는 실제로 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죽어지냈다"면서 "나도 모
르게 흥분해서 험한 말을 막 쏟아부었지만, 가슴속을 답답하게 누르던
것이 싹 없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전화가 이날 마련한 노
인역할 심리극에는 7~8명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번갈아 무대로 올라와
임씨 할머니처럼 평생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한을 원없이 풀고 내려갔다
. 그 한은 자식들이 주는 적은 용돈이기도 했고, 젊었을 적 혹독하
게 시집살이 시켰던 시어머니가 되기도 했다. 자식과 며느리에 대한 원
망은 심리극이라 할지라도 쉽사리 털어놓지 못했다. 대신 사이코드라마
배우들이 그 원을 풀어주는 방식. "어머니, 용돈 20만원 받으세요
. 하와이 여행 함께 떠나시죠. 어머니 진주목걸이 샀습니다." 아들과
며느리 역할을 맡은 배우가 할머니가 원하는 것보다 한술 더떠서 지성
을 다했다. "평생을 통해 이루지 못한 소망이나 맺혔던 한이 있게
마련"이라고 이날 심리극을 진행한 정신과 의사는 "무대에서 겪은 간접
체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 서로 역할을 바꿔서 연기해보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폭이 커지고
, 극 속이지만 소망을 성취해보았다면, 그렇게 원하던 것도 이루고 나
면 막상 별것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사
랑의 전화(회장 심철호)는 매달 1일 이 심리극을 개최한다. 원하는
노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02(712)8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