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군사정권때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써먹은 수법이 하나
있다. 선거때나 정부의 입장이 곤란한 큰 사건이 생기면 으레 간첩사
건 이 발표되곤 했던 것이다. 여론호도나 상쇄용이었다. 번번이 써먹
던 이 북괴카드 가 이제는 북한카드 로 변해 또다른 의미에서 정부
의 단골 메뉴가 되고있는 느낌이다. 김영삼대통령은 최근 남북한간에 무
슨 희망적인 진전이 있는듯한 말을 국내외에서 흘리고 있다. 일전에 미
비즈니스 위크지와의 회견에서 "남북이 수개월내에 중요대화를 이루어낼
것"이라 하더니 이번 방미에선 곳곳에서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반복했다
. 사실 우리로서는 바라는 일이다. 남북이 빨리 대화의 테이블에 앉
을 수 있다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슨 진전의
기미나 기회가 있다면 비밀리에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일의 성사를
위해 마땅한데 왜 이렇게 자꾸 예고편 을 상영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
는다. 이미 여러번 경험했듯이 북한은 그들과의 무슨 일이나 거래를
자꾸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들은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남쪽의 헤픈 입 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상대가 있는 일
이기에 성사되기까지는 공개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만일 우리측의 잦
은 희망적인 시사 가 별것아닌 것으로 귀결될때 이 정부와 김대통령은
남북문제를 정치상품화 하려 했다든지 국면전환 용으로 이용하려
했다든지 하는 등의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남북문제는 조
용히 내실있게 다뤄야 한다. 쌀 북송 에서 표출된 민심의 소재를 아
직도 읽지 못한대서야 국민들이 어떻게 정부를 믿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