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전국산에 박혔던 쇠말뚝 용광로에 녹여 95 베니스비엔
날레 특별상의 주인공인 설치미술가 전수천씨(48)가 광복 50주년을
맞는 오는 8월 15일 일제 식민통치의 상징인 구조선총독부(현 국립중
앙박물관) 앞에서 일제의 잔재를 용광로에 녹이는 퍼포먼스를 펴겠다고
나섰다. 베니스에서의 귀국 후 경기도 일산 작업실에서 창작에 몰두하
고 있는 전씨는 26일 "올해가 광복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고,
또 마침 이날을 기해 구조선총독부 건물이 역사적인 철거에 들어가는
만큼, 일제 잔재의 완전한 청산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겠다는 계획을
문체부 등 관련 기관에 제안, 구체적 실행 방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또 정부 부처 뿐 아니라 포철과 삼성 등 관련 기업들
과도 용광로 등 퍼포먼스에 필요한 실질적인 준비 협조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의 구상은 오는 8월 15일 구총독부의 중앙 돔
을 제거하는 작업이 완료된 후 구총독부 건물 앞에 가로 30m 세로
15m짜리 대형 흰색 천을 깔고 그위에 용광로를 설치, 일제가 한민족
의 정기를 누르기 위해 전국의 주요 산에 박아놓았던 쇠말뚝들을 녹여,
여기서 흘러나오는 쇳물로 통일되고 번영한 이미지의 한국 전도와 지름
5m 짜리 무궁화꽃을 주물로 뜬다는 것이다. 쇠말뚝들은 내무부가
전국의 산에서 실제로 뽑아 보관하고 있는 것을 일부 상징적으로 사용하
고 나머지는 철로 모형을 만들어 용광로에 넣는다는 것이 전씨의 계획.
높이 2m 가량의 용광로 주변에는 계단을 만들고, 여기에 올라가 용
광로에 쇠기둥을 집어넣는 행위는 전씨가 하게 된다. 또 퍼포먼스를 하
는 동안에는 작곡가 김영동씨와 국악관현악단이 대장간에서 부르는 풀무가
와 애국가 등을 현장 연주, 일제시대의 한과 광복 50년 동안 우리의
의식을 옥죄어 온 일제의 잔재를 날려보내게 될 것이라는 설명. 전
씨는 "쇠말뚝을 일제 잔재의 상징으로 설정, 구총독부 건물 앞에서 이
를 용광로에 녹이는 행위를 함으로써 광복 50년을 맞는 올해의 각오를
새롭게 하자는 취지에서 이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26일 주돈식 문체부 장관을 방문, 이같은 퍼포먼스 계획을 설명했으
며 이 자리에서 주장관은 "아이디어는 참신한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
제 집행에는 어떤 기술적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