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때같은 딸셋 보내며 오열-실신/ 페리호 참사 위도 주민들 성금/
사상-실종자 명단찾기 컴퓨터 프로그램 "큰 활약" 실종자 지
난 93년 서해 페리호 참사를 겪은 김희순씨(58.전남 부안군 위도면
진리)등 위도 주민대표 5명은 3일 오후 6시50분 사고대책본부를
방문, 주민 성금 1백1만원을 전달했다. 김씨는 "위도사건때 전국민이
보여준 성원에 보답하고자 작은 정성이나마 주민들의 성금을 모아왔다"
고 말했다. 김씨는 "위도주민 모두는 이번 붕괴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민관군이 합심
협력해 사고 수습 마무리에 만전을 기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들은 또 "이번 사고에서 위도 주민중 서영준씨의 딸 예진씨가 삼풍백화
점 직원으로 근무중 실종됐다"며 "실종자 구출작업이 빨리 끝나길 바란
다"고 말했다. 3일 낮 12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는 실
종자 가족 2백여명중 흥분한 일부가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책위원중 한
사람을 "가짜 실종자 가족"이라며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이날 소동은
새로 구성된 12명의 대책위원중 3명의 신원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가짜 대책위원이 실종자 가족을 가장하고 침입
, 정부편에서 편리하도록 작업방법등을 유도하고 있다"며 박모씨를 지목
하자, 일부 젊은이들이 박씨에 대해 폭행한 것. 그러나 병원 응급실에
후송당한 박씨는 "나도 실종자 가족중 한 사람으로서 잘해보려고 애썼
을 뿐"이라고 억울하다고 주장. 서울교대 체육관에 모여있던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3백여명은 3일 오후 1시쯤부터 지하철
2호선 서울교대역 4거리에서 구조작업 속개 등을 요구하며 밤늦게까지
연좌농성을 벌였다.실종자 가족들은 내 자식 내 형제 살려다오
구조작업 속행하라 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교대 운동장에 집결한 뒤
"구조작업 빨리 하라", "생존자를 구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교대역쪽으로 진출, 농성을 벌였다. 서울교대 체육관내 사고수
습안내센터에는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들의 생사-부상정도 여부 등 기초
정보를 알려주는 컴퓨터 안내 창구가 설치돼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 있다
. 이 컴퓨터 프로그램은 나인 소프트 직원 3명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실종자 명단과 병원측이 보낸 사상자 명단을 모두 입력한 뒤 찾
고자 하는 사람의 이름만 입력시키면 입원한 병원과 부상정도, 미발견상
태 등의 정보가 즉각 출력된다. 영결식-영안실 사고발생 5일
째인 3일 사고현장에서 사망자들의 시신이 속속 발굴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 영안실에서는 가족들의 비통한 오열속에서 희생자들의 장례가 잇따르
고 있다.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샌 희생자 유족들은 체념한 듯한 표정
으로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졸지에 아들, 딸등 가족을 먼곳으로 보내야만
하는 장례식이 진행되자 다시 울음바다를 이뤘다. 장례식은 지난 1
일 한석훈씨(27.삼성물산 직원) 등 7명을 시발로, 2일 23명,
3일 47명 등 모두 77명에 대해 치러졌으며 4일에는 전순덕씨(23
.여) 등에 대한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7시 서
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중앙병원 영안실에서는 정광진 변호사(58.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세자매에 대한 영결식이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
렸다. 국민학교때 앓은 코트씨병 으로 시력을 잃은 뒤 모교인 맹아학
교에서 앞 못보는 어린 학생 지도에 여념이 없었던 첫째 윤민(29),
한살바기 아들과 사랑하는 남편을 두고 떠난 둘째 유정(28), 취직
준비중이던 셋째 윤경씨(25) 영정앞에서 아버지 정씨와 어머니 이정
희씨, 막내동생 윤성양, 그리고 숨진 유정씨의 남편 윤종찬씨가 계속
오열하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윤민씨를 시작으로 차례로 세자매에
대한 운구가 시작되자 어머니 이씨는 붉은 십자가가 아로 새겨진 관을
쓰다듬으며 흐느낌을 멈출 줄 몰랐고 아버지는 애써 눈물을 감추려는 듯
헝클어진 머리를 연신 쓸어내렸다. 모두 14구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서는 새벽부터 희생자 12명의 장례식이 줄
을 이어 치러졌다. 오전 8시에는 대우자동차 김태구 사장의 부인 김영
배씨(52)의 장례식이 유가족, 친지들과 그룹 임직원, 김씨의 동창생
등 1백20여명의 조문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독교식으로 거행됐다.
외할아버지 가슴에 안겨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장례식을 지켜보던 외손녀
(3)가 "삼풍할머니"라며 마지막 떠나는 김씨를 찾아 조문객들의 가슴
을 더욱 아프게했다. 오전9시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곽정주씨(2
9.여.의류매장 판매원)의 아버지 곽석성씨(59.무직)와 어머니 김순
자씨(식당 종업원)가 운구차 앞에서 애끓게 통곡, 조문객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숨진 곽씨의 어머니 김씨는"엄마한테 집을 사주겠다고 시
집도안가고 직장을 다니더니 그만 혼자 떠나고 마느냐"며 애통해 하고
는 "운명이 왜 이리 기구하냐"며 실신직전까지 가, 주위 사람들이 모
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장주변 삼풍붕괴사고현장에서 구
조대원들이 귀금속코너에 몰려 노다지찾기에 분주하다는 제보가 빗발치고있
다. 제보에 따르면,3일오후4시35분쯤에도 60여명의 인부가 A동4층
에있던 귀금속코너 붕괴현장에 몰려 돌더미를 뒤지고 무언가를 주워 흙을
털어내는등 인명구조는 뒷전으로 미룬채 노다지 찾기에 열을 올렸다는
것.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제보자는 "인명이 왔다갔다 하는판에 이 무
슨 추태냐"며 분통을터뜨렸다. 경찰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사망자
들의 시신 발굴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보상금등을 노린 가짜 유족 의
등장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할 방침.경찰에 따르면 20대 중반의
김모씨등 2명이 2일 이번 사고로 숨진 백화점 직원 민모양(22)의
유해를 이미원 이라고 대책본부에 등록해놓고 유족행세를 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다른 유족들의 신고로 적발되는등 보상금등을 노린 가짜
유족 의 등장이 우려된다는 것. 경찰은 민양 유해의 경우 지문을 채
취하는 방법으로 신원을 확인, 진짜 유족을 찾아 유해를 넘겼는데 앞으
로 시신발굴이 잇따르면서 이런 경우가 빈발할 것에 대비, 정확하고 신
속한 사망자 신원확인 작업을 벌일 계획. 임정욱-한윤재-조희연 기자
*"구조늦어 은영이 못살렸다"/71시간만의 구조도 헛되이 끝내 숨져
/먼저 구출된 사촌언니 권은정양 눈물 사고발생 15시간여 만에 구출
된 권은정양(25.매장직원). 그녀와 함께 있다 27시간만에 구조돼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홍성태씨(39.대원외국어고 교사). 그
러나 이들과 함께 갇혀 서로 위로하며 강한 삶의 의지를 보였던 이은영
양(21.매장직원)은 71시간만인 지난 2일 오후 5시5분 구출됐으나
병원으로 옮기던 도중 끝내 숨지고 말았다. 숨진 이양의 사촌언니이
자 이 백화점에 일자리를 소개했으며 함께 사고현장에 있었던 권양은 3
일 낮 12시 이양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서 "구
조대에게 현장안에 내 동생이 있다고 그토록 말했는데 "라고 울부짖으며
당국의 늑장 구조 를 원망했다. 권양은 구출된 직후(30일 오전
9시30분) 병원으로 실려가면서부터 내내 구조대원들에게 "저 안에
내 사촌동생이 있다"고 외쳤다. 그러나 이날 밤이 되도록 이양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한 권양은 병실을 박차고 나와 이양의 어머니 송희연씨
(46)의 부축을 받으며 동생과 함께 있다 구조된 생존자가 입원중인
병원을 찾아갔다. "저 기억 나시죠. 곁에 있던 제 동생은 어떻게
됐어요?" 권양은 이양곁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에게 동생의 안
부를 물었으나 "죽은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낙담하고 말았다. 이양가
족들은 이때부터 시신만이라도 빨리 수습하자는 심정에서 시신이 안치된
시내 26개 병원들을 뒤졌으나 끝내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권양은
이때부터 "혹 은영이가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지도 모른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2일 새벽 6시쯤 권양은 삼풍주유소 사고대책본부에 찾아가
다짜고짜 자신을 구한 구조대원부터 찾았다. "제 동생이 제가 구출된
지점에 아직 살아있어요. 제발 구출해주세요." 권양의 끈질긴 주장에
수색에 나선 구조대원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권양이 구출된 지점에서
희미한 신음소리를 들었다. 권양과 홍씨가 구출된지 각각 56시간-4
4시간뒤에 이양은 결국 발견됐다. 피를 심하게 흘리고 다리가 마비되는
등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희미한 생명의 끈만은 이어지고 있었
다. 하지만 오후 7시10분쯤 "살아서 디스코장에 가자"던 두자매의
굳은 약속은 끝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권양은 "조금만 빨리 구조
작업을 벌였으면 동생이 살았을 것"이라며 "누구를 가릴 것없이 모두가
다 원망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수습현장은 현장대로 "허
술한 구난체계가 또 한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비통함에 젖어있
었다. 우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