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재정비로 새출발" 수뇌부수술 거론/"혼선만 가중 문제점
진단부터" 신중론도 여권내에서 당정 개편논의가 한창이다. 여권핵심
부는 지난달 28일 지방선거결과가 나온 직후 "선거에 따른 문책인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
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반대론 내지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당-정개편이 만능은 아니
라는 것이다.당-정개편 찬성론자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지방선거의 결과
가 남긴 교훈을 이제라도 깊이 되새기지 않으면 여권은 앞으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선거를 통해 민심의 현
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만큼 당과 정부의 얼굴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해서
새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년 4월의 총선 대책을 서둘러
야 한다는 것이 개편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민정계에서부터
시작됐으나, 이제는 민주계, 나아가 청와대주변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인
상이다. 민정계의 한 3선의원은 "여권이 심기일전, 전열을 재정비해
상황대처를 하지 않으면 되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면서
" 상처받고 의지가 꺾인 현 당-정의 지휘부로는 이런 비상국면
을 돌파하기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은 부총
재제도입 등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중론도
상당하다. 주로 민주계와 여권핵심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같은 주
장도 무턱대고 당-정개편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닌 듯하다. 당-정개편
을 하더라도 지금이 적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집권중반기 정
국운영청사진에 따라 주도권을 쥐고 하는 당-정개편이 아니라, 지방선거
에서 참패하고 삼풍참사 에 밀려 궁여지책으로 당-정개편을 단행할 경
우, 오히려 헝클어진 현상황에 더 큰 혼선이 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 또한 신중론자들은 개편을 한다 해도 대안이 누구냐는 문제에 부딪
힐 수 있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당쪽만 보더라도 일각에서 거론되는
몇몇 실세급중진인사들을 내세울 경우, 이들이 과연 내우외환을 치유할
적임자라는 데 여권전체가 동의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
하면,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여권이 안고 있는 문
제점에 대한 정밀진단이 내려진 뒤 개편을 단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개편론자들이든, 신중론자들이든 여권 전체가 지금 최
대의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는 데는 견해가 일치한다. 결국 다분히 일반
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선택은 김대통령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김민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