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경 회장,대대적 유화투자 적중 세계적 기업 성장 올해 80세
"일선경영" 대만은 중소기업의 나라. 그러나 예외도 있다. 포르모
사 플라스틱(대소)그룹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포르모사 플라스틱은 대만
최고의 블루칩 그룹이다. 석유화학이 주력인 이 그룹의 지난해 세전수
익은 2백80억원(한화 8천5백40억원). 우리기업과 비교하면, 덩치
를 짐작할 수 있다. 94년도 한국 최고의 수익을 올린 기업은 삼성전
자(1조4천8백억원)였다. 2위는 한전(1조4천4백억원). 3위인 포
항제철은 4천8백억원으로 한참 뒤진다. 매출액을 앞세우는 우리기업들에
비해, 알토란같은 수익을 챙기고 있다. 이 그룹의 소유주는 왕영경
. 그는 대만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다. 포르모사 플라스틱그룹이 대
만 전체 GNP의 15% 이상을 떠받치고 있는만큼 그럴만도 하다. 그
러나 점수를 받는 부문은 매출액만은 아니다. 오히려 철저한 경영관리와
장기적인 투자안목이 선망의 대상이다. 지난 80년대 중반, 그는 9
0년대의 세계적인 유화붐을 예견하고 승부를 걸었다. 당시 그의 유화투
자에 반대했던 대만정부가 요즘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은 부연할 필요도
없다. 왕 회장은 꼼꼼한 일선경영으로 소문난 영감이다. 올해 80
세인 그는 지난 3월 회사 운동회에서 5㎞를 달려, 의지력과 체력을
과시했다. 인생은 80세부터 라는 평소의 입버릇대로, 은퇴 계획도
없다. 어릴적부터 몸에 밴 근면과 절약 정신때문이다. 대북현 가의시출
신인 그는 집안사정으로 국민학교밖에 나오지 못했다. 학교를 중퇴한 1
3살때부터 쌀장사를 시작한 그는 한 우물을 판 끝에 지난 54년 포르
모사 플라스틱을 창업했다. 그래서 지금도 일을 쉬거나, 자신을 위해
사치하는 법이 없다. 자녀들에게 심어준 신조도 열심히 일하고, 낭비
하지 말라 는 것이다. 백억불규모 공단 건설 얼핏 구두쇠 같지만,
사업에 관한한 그의 스케일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 포르모사 그룹은
지난해 대만 서부 운림현 해안에 1백억달러 규모의 유화공단 건설에 착
수했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나프타 분해및 정유시설등
37개 공장이 들어설 이 공단은 오는 98년까지 완공될 예정. 전체
면적의 15%인 3백㏊는 간척지에 조성된다. 이 공단이 완공되면,
포르모사의 연간 수익은 7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그때쯤엔 한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유화원료 수입도 줄어들게 된다. 포르모사의 주력기업은
포르모사 플라스틱, 남아 플라스틱, 대만 화학섬유등 3개다. 이중
포르모사 플라스틱은 세계 최고의 PVC 생산 회사다. 남아플라스틱도
플라스틱제품 생산의 세계 선두그룹이고, 대만 화학섬유도 폴리에스터 제
품 생산으로 세계 3위다. 대만 화학섬유는 특히 미-일기업들이 노출을
꺼려온 첨단기술을 구동독기업을 통해 빼내는 개가를 올린 바 있다.
이들 3개 회사의 상장주식 총액은 1백10억 달러이며, 올해 15%의
수익증가를 기대중이다. 향후 5년을 내다보는 이 그룹의 사업전략은
3가지. 첫째는 신기술 연구개발을 통한 기존 제품들의 부가가치 제고
다. 두번째는 플라스틱 생산라인의 중국이전이고, 세번째는 액정화면과
D램등 전자 산업 부문의 확대다. 사업 다각화를 선도하는 회사는 모
기업인 포르모사 플라스틱. 이 회사는 지난 3월 플라스틱, 폴리에스터
원사등 유화부문에만 3억달러를 투자했다. 또 미국내 12개주에 40
억달러를 투자, 21개 공장을 운영중이다. 현지 고용원만도 6천명으로
, 모기업 전체 매출액의 20.7%를 맡고 있다. 왕영경의 장남 왕
문양(44)이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는 남아플라스틱도 액정화면과 D램
등 전자 부문에만 향후 5년간 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안에
액정화면 공장을 완공, 9.5인치및 10.2인치짜리 액정 화면을 생
산할 예정. 또 일본 오키전기와 합작으로 오는 96년중 완공할 또다른
공장에선 16메가 D램과 8인치 실리콘 웨이퍼도 생산할 계획이다.
대북의 데이터퀘스트 분석관인 다니엘 헤일러는 남아 플라스틱이 조만간
아시아 최대의 컴퓨터 회사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승부수 이들은 저임금 활용을 위해 중국 투자에도 열심이다.
포르모사 타페타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백을 만들기 위해 4천3백만달러짜
리 공장을 완공했고, 대만화학섬유는 섬유공장, 남아플라스틱도 3개의
PVC 파이프 공장을 건설중이다. 올해초부터 산동 요녕 안휘 복건성등
지에서 중국 국유기업과 합작으로 건설중인 공장들도 6천만달러에 상당하
다. 왕영감은 이렇게 해서 49억달러의 재산을 긁어 모았다. 5월말
현재 그의 재산은 대만화상중 2위. 그러나 평생을 사업 하나로 일관해
온 그에게 재산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