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계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시정의 한담거리가 되곤 한다. 바야
흐로 지방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증좌이기도 하지만, 정치바람의
속절없음을 느끼게한다는 점에서 그나름의 의미가 없지않덛. 그중의
하나는 "선생님, 제가 이겼습니다. 이겨서 죄송합니다" 라고 하는 허
경만 의원의 말이다. 민주당 전남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김대중 아태재
단 이사장이 지원한 김성훈 교수를 물리치고 의외의 민주당 후보가 된
허의원이 김 이사장에게 한 전화 내용이다. 승리를 사죄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열흘동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저질 인간으로 매
도되고 말았다"라는 말도 들린다. 바로 패배한 김성훈 교수의 말이다.
그는 "현실의 정치판은 양심과 지성으로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사람에
겐 모험세계였다"는 말도 했다. 동교동 덕에 한자리 거저 하려는 것
이 모험 이었다는게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패장은 말이 없어야 한다
는 옛말이 있으나 그는 시종 개탄을 그치지 않았다. "김종필씨가 어
떤 사람이냐. 쿠데타를 하고 중앙정보부장까지 지낸 사람 아니냐. 중앙
정보부는 민주인사들을 고문 탄압하고 살인까지 한데 아니냐"고 이기택
민주당 대표는 JP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내가 애국자를 살해했다고 하는데 그 사람 정신이 돈것 아니
냐. 옆집 사람 욕하는 것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짓이다"고 상을 찡
그렸다. 정치란 어차피 말의 잔치다. 선거때가 되니까 이런 말 들
이 더 강하게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말들이 과연 산전수
전 다 겪었다는 어른 들의 말인지 한심한 심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