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엔(1백90만원)만 쓰고도 도쿄도지사(동경도지사)에 오른 정
치인 탤런트-코미디언 출신 정당은 문턱도 밟지않았던 진짜 무소
속 .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일본 통일지방선거의 결과가 전해진 10
일, 우리 정치권에선 하루 종일 아오시마(청도)가 화제로 올랐다. 인
생과 정치의 이력이 생소하기만 한 인물이 어느날 갑자기 이변과 파란을
창조한 신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으니, 지방선거를 불과 두달보름여 앞
둔 우리 정치권이 쇼크 로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의 안테나는 이내 다른데로 뻗어가고 있었다. "그의 당선비결은
무엇일까." "6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로지 이해득실
의 저울질만 캐는 안테나만 바쁘게 돌아갔다. 무엇이 신화창조의 디딤돌
이 됐느냐는 것은 일찌감치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 순간 정치권은 일
제히 최면이라도 걸린듯 아전인수의 경기장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여권은 "무소속 돌풍이라기보다 선거운동과정에 돈안쓴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이 교훈"이라면서, 은근히 새정부가 추진해온 정치개혁 업적 을
부각시켰다. 민주당은 "민자당은 천문학적 정치자금을 사용하면서, 후
보 후원회 구성을 추진하는 등 돈드는 선거를 기도했다"고 상대당 공격
의 호재로 활용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는 일부 의원들은 "일본은
우리와 정치문화가 다른 만큼 양당제가 정착하고 YS중간평가가 될 6월
선거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담장을 쳤다.일찌감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한 정치인은 대부분의 일본인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아오시마의
당선을 "예상된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곧 그와 만날 계획"이라고 했
다. 정치권의 중심부와 주변부를 맴도는 일부인사들만이 "기성정당에
대한 불신의 반영이니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고 외쳤으나 아전인수의
함성에 묻혀버렸다. 그러니 아오시마지사가 돈선거 추방 을 위해 참의
원에 첫출마한 68년부터 27년동안 무선거운동 을 말없이 실천하고,
일본의 부패정치 에 항의해 의원직을 내던졌으며 일본의 유명한 나오
키(직목)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그가 감독한 영화 종 이 칸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기도 했다는 점을 우선 주목해야한다는 소리에는
메아리가 있을 턱이 없었다. 기성정치권에 대한 지지도가 40%선밖
에 되지않는다는 여론조사결과가 아무리 발표돼도 고집스럽게 외면해온 우
리의 정당과 정치인들. 국외자로선 이들에 대한 쇼크가 아오시마 쇼크
에 앞서 가슴을 때린 하루였다. 김민배.정치부기자.정당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