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장부터 낡은차 이용 국민들 신뢰 홍하 불법빌라 말썽 "하노
이=박영철 기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시를 감싸고 흐르는 홍하(레드
리버)는 최근 매스컴의 집중포화를 맞고있다. 강유역의 제방일대에 들어
선 호화빌라들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제방에 잇따라 균열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 수면보다 저지대인 하노이시는 제방이 무너져 범람하면 바
로 물에 잠긴다. 베트남정부는 지난 90년말 제방보호법을 제정, 1천
1백여채에 이르는 불법호화빌라의 건축을 제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미
니호텔로 쓰이는 빌라들의 소유주가 대부분 군고위장성등 특권층인 탓이다
. 홍하주변 빌라들에 대한 단속은 지난 2월에야 취해졌다. 법제정후
4년여만이다. 보 반 키에트총리는 불법빌라 건설과 관련한 공무원을
색출하도록 지시했고, 5명의 관련 공무원들이 직권남용죄로 해임 또는
기소됐다. 베트남정부는 현재 우기를 앞두고 불법빌라의 철거작업에 들어
갔으나 아직 국민들의 눈길은 곱지않다. 대어들은 빠지고 피라미만 처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올1월 베트남의 군기관지는 러시아혁명의 주역인
레닌을 독직추방의 선두에 선 영웅 이라고 새삼 평가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그렇듯이 베트남에서도 공무원사회에 일상화되어 있는 부정
부패의 추방이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베트남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 관리들 급행료 일상화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외국기업들사이에는 관
리들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통관이나 인-허가 절차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상식으로 통한다. 시간을 다투고, 오래두면 원자재가 상하
는 경우에는 울며겨자먹기로 급행료 를 줄 수밖에 없다. 호치민시의
한국신발업체 (주)광남 강영황 지사장은 "이곳에서는 사업하는데 돈 없
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최근 호치민시에 지사를 설치한 한 한국기업은
허가업무를 맡은 베트남 상무부 관리들로부터 급행료 명목으로 2천~3
천달러를 요구받았다. 결국 3천달러의 급행료를 주고 절차를 마친 이
회사관계자는 "뇌물을 주지 않으면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하노이까지
서너차례 왕복해야 하는데 교통비, 숙박비 등으로 돈은 비슷하게 들면
서 시간만 걸릴 것 같아 응했다"고 말했다. 작년말 현지법인을 설립
한 모회사도 베트남 경공업부에 신발산업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가 예상치
않은 주문을 받았다. 자료를 넘겨주는 대가로 1천~2천달러를 요구한
것. 부정부패 수그러들어 회사관계자는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마땅히 공개해야할 자료를 수중에 쥐고 돈벌이 수단으로 써먹고 있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베트남 공무원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는 조
금씩 수그러들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가 확고한 때문.
낡은 옛 소련제 라다승용차를 타고다니며 부패와의 전쟁 에 앞장서고
있는 도 무오이 공산당서기장은 현재 베트남 국민들로부터 크게 존경을
받고 있다. 현지사정에 밝은 모주재원은 "베트남 공무원가운데 장-차
관이상 고위직은 비교적 깨끗하다. 국장급도 대체로 부정을 멀리한다"고
평가했다. 국민들도 깨끗한 처신으로 부정을 멀리하는 고위관리들을 신
뢰하고 있다. 조영복 전무역진흥공사호치민관장은 "베트남사회의 아랫물
은 혼탁하지만 위에서 계속 맑은 물이 공급되고 있다"며 "베트남정부의
부패와의 전쟁 은 조만간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