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구설수 "입조심 하겠다"/독설-스캔들 인기 곤두박질/"공화
대표주자" 평가 14%뿐 미 정계 최고의 독설가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51)이 말조심을 선언했다.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
이제는 의장답게 보다 신중하게 행동하고 말조심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
이다.깅리치의 변신선언은 자신에 대한 인기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
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워싱턴 정가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최근 USA
투데이지와 CNN이 공동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 국민의 69%가 공화당
을 대표하는 실질적 지도자로 상원 원내총무 밥 돌 의원을 꼽았다.
대통령 유고시 승계 서열 2위인 깅리치 하원의장은 14%에 불과했다.
작년 11월 총선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이끌어낸 공화당의 정책 미
국과의 계약 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낸 깅리치의 인기가 이처럼 곤두박질
치게 된 것은 거칠기 짝이 없는 그의 말본새와 잦은 스캔들 때문.
저서를 출간하면서 출판사로부터 4백50만 달러의 선수금을 받기로 했다
가 거센 비난을 받았는가 하면 20만 달러 상당의 케이블 방송시간을
자신의 강좌에 무료 사용한 혐의로 하원 윤리위의 조사도 받았다. 그는
선거운동때 클린턴 대통령을 정상적인 미국인의 적 , 클린턴 부부를
반문화적 맥거번주의자 , 백악관 참모들을 급진 엘리트 주의자 라
고 독설을 퍼 부었다. 깅리치는 84년 하원 초년병 시절부터 의사당
의 말썽꾸러기였다. 뚝심좋은 입심으로 본회의장에서 하도 설쳐대 당시
하원의장 토머스 오닐이 "32년 의정생활에서 저런 저질녀석은 처음 본
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거친 말솜씨 만큼 별명도 많다. 하
원의장에게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 상임위원장들을 깅리치 사단
들로 채웠다 해서 왕 뉴트 (King Newt)다. 개인이건 백악관
이건 정책이건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 국민들의 정신을 산란시켜 잠 못
들게 한다 해서 진한 코피 . 깅리치는 19살때 7년 연상인 고등
학교 수학선생과 결혼, 두 딸을 둔 뒤 그녀가 폐암으로 사형선고를 받
았을 때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1년2월 첫 부인과 이
혼한 지 6개월만에 기금 모금 파티에서 만난 매리앤과 재혼했다. 매리
앤(43)은 남편의 유명세와 관계없이 매스컴뿐 아니라 사교모임에도 나
타나지 않고 이스라엘 수출회사의 마케팅 담당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 깅리치가 하원의장이 된 것은 행운도 따른 결과였다. 소수당 수석
부총무로 치른 선거를 압승한데다 이 경우 당연직 하원의장후보였던 공
화당 원내총무 로버트 미첼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바람에 순서에 따라
졸지에 하원의장이 된 것이다. 깅리치는 하원의장 취임 이후 정열적
으로 일했다. 1월4일 하원의장으로 선출되자마자 "1주일 내내, 하루
20시간씩 일해 미국과의 계약 을 1백일내에 이행하겠다"고 약속했
다. 그는 약속대로 지난5일 예정보다 1주일 앞당겨 법안을 모두 처리
했다. 깅리치가 정말 조용해 질 것인지에 대해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타고난 다혈질에 그 저돌성이 어디가겠어요?"<
워싱턴=정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