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람은 노추라고 말하지만 성인은 이를 고로라고 부르며 존경한다
. 여곤의 신음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 같은 것
에 대한 평가도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여곤의 말은 계속된다. "세상
사람은 어리석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군자는 일부러 스스로를 우라
고 여긴다. 세상사람은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고결한 인물은 가난을
오히려 깨끗하다고 높이 평가한다. 세상사람은 담백함을 싫어하지만 지
자는 오히려 담백한 맛을 소중히 여긴다. 세상사람은 냉혹하다고 여기는
것도 유인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그 침착함을 보배롭게 여긴다." "
세상사람이 또 소박한 것을 싫어하지만 뜻있는 사람은 오히려 이를 존중
히 여긴다. 만사가 이렇게 양극으로 갈라지니 세속처럼 딱한게 없다."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늙었다고 모두가 고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군자가 좋아하는 우란 겉으로만 어리석은 체하고, 잘난 체하지를 않는다
는 것을 말한다. 군자가 보든 시정 사람이 보든 옳은 것은 옳고 그
른 것은 그르게 마련이다. 세상이 뒤바뀌기 전에는 악덕이 미덕이 될
수는 없다. 이번에 선거법 개정안에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를 보자 한
편에서는 양보를 얻어냈다고 좋아한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양보가 아
니라 타협을 본 것이라고 풀이한다. 문제는 그게 양보였느냐 타협이었
느냐에 있지를 않다. 정치란 타협을 위하든 양보를 위하든 대화를 나누
는데 있다. 문제는 이런 정치의 기본을 저버린데에 있다. 특히나 양보
니까 지는게 되고 타협이니까 이기게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