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부의장 내무위원장 등이 잇따라 신체의 자유 를 제약당하고
있다. 아마도 통합선거법 개정안의 날치기통과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야당 의원들의 필사적인 저지투쟁의 일환일 것이다. 과거 역대 정부-
여당들이 걸핏하면 변칙처리를 자행했던 전례에 비추어 야당의 그런 심정
은 이해못할 바가 아니다. 제3별관 사건 , 기자석에서의 변칙사회
등 실로 여당의 날치기는 가지가지 수법을 다 동원한 것이었다. 이런
악몽 때문에 작금의 야당은 그 재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대항수단으
로서 의장공관 등에 들어가 그들의 등원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게 되었던듯
싶다. 야당은 그것을 면담 이라고 말하지만 여당 쪽에서는 이미
가택연금 사실상 감금 이라 규정해서 철수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 이러한 사태에 직면해서 우리는 야당의 필사적인 충정에는 이해를,
그러나 그 행동방식에만은 불가 함을 말하고자 한다. 자연인의 신체
이동을 막고 사람의 지방행을 강제하는 행위는 단순히 정치투쟁이라는 말
로 정당화되기에는 너무나 직접적이고도 명백한 위법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 그리고 그것은 의사당내에서의 필리버스터 하고도 동렬에 놓일 수가
없다. 정당끼리의 정쟁을 굳이 법률적 형식논리만으로 설명할 생각은
없다. 날치기는 나쁘다. 그러나 남의 집에 들어가 사람을 오도 가도
못하게 붙잡고 있는 것도 나쁜 일이다. 어느쪽이 더 나쁘냐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차이가 지금 야당이 하고 있는 방식을 정
당화할 수는 없다. 그러면 야당은 우리더러 멀건히 앉아만 있으라는 말
이냐고 묻겠지만,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상식 밖의 방식으로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은 그것대로 별개의 차원에서 그릇된 것이다. 과거 권위주
의 시절에 정권은 툭하면 야당인사를 집에서 못나오게 하고, 요시찰 인
물들을 타의로 지방여행에 데리고 가곤 했다. 그런데 이젠 야당 의원들
이 그와 크게 다를바 없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원시적인
행태는 결국 여-야와 나라의 공동망신이란 인식에서 우리는 여-야가
이성적인 자세를 함께 회복할 것을 당부한다. 우선 여당은 법개정의
타이밍 이 특히 나빴음을 인정하고, 야당의 반발에 이유있음 을 이
해해야 한다. 또 강행처리 불사라는 자세도 대단히 오만하고 도발적
인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도대체 그렇게 필요한 것이었다면 왜 하필이
면 선거 3개월전에 그 야단인가. 야당 역시 해도 괜찮은 일이 있고
해선 안되는 일이 있음을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의
의사진행 방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사당 밖에서 상대방의 신체이
동을 제어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의 선을 분명히 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