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계화 의 공식 영문 표기를 Segyehwa 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지향하려는 세계화와 역행하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세계화는 분명 밖으로 향하는 것인데, 외국인들이
이 영문 표기된 단어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화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
겠으며 그 뜻을 물을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세계화 를 glo
balization 이라고 하니까 한국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겠다는
뜻 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세계화를 이
룩하기 위해 전세계에 걸쳐 널리 자유시장을 찾으려면 우리의 시장도 과
감히 개방하는 각오쯤은 했어야 할 것이다. 또 외국인들에게 영어식 표
현으로 부연 설명하는 용어로 Total Globalization P
olicy 를 쓰기로 한다는 아이디어도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
영문 용어야말로 완전 개방 의 의미를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
이다. 재벌 이 Chaebol 로 표현되는 것은 외국에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채 어느 개인 혹은 가문이 문어발식으로 많은 업
체를 거느리는 우리 나라식 재벌이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주체(Juche) 등 몇가지 한국발음의 영문표기가 보통명사가
된 경우가 있지만 세계화 는 한국고유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에서 구별
된다. 세계화 의 대체적인 의미는 만국 공통일 것이다. 영문표기로
어느 것이 더 정확한지가 문제가 되었으면 되었지, 개념 인식에 있어
영문으로 표현 또는 조어 못할 용어가 아니다. 좀 더 연구해 보면
Worldization 등 적절한 용어를 찾을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
렇게 못한다면 globalization 이라는 기왕의 표기를 쓰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화의 의미와 실체를 보다 내실있게 설명하는 방안
을 강구하는 것이 일의 순서다. 김영삼 대통령의 세계화 국정 지
표는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 세계화의 개념은 이제 하나의 용어로서 정착돼가는 느낌이며,
외국에서는 이 말을 통해 한국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 있는 상태다.
여기서 완전 개방 을 두려워하여 세계화 의 영문 표기까지 우리 말
식으로 바꾼다면 우리는 세계인들로부터 네것은 내것, 내것은 내것 이
라는 이기적 자기 방어에 집착한다는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세계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처럼 세계화에 자신을
갖지 못한다면 세계화 는 과거 역대 정권이 표방했던 구호들과 마찬
가지로 현 대통령의 임기만료와 함께 사어가 되고말 우려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