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아는 일화다. 콜럼버스가 미국 대륙을 발견하고 돌아 오자
축하 파티가 열렸다. 한 사람이 콜럼버스의 발견이 대단치 않은 것처
럼 말했다. 그러자 콜럼버스가 그에게 계란을 세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 못한다고 하니까 콜럼버스는 계란 끝을 식탁에 부닥쳐서 깨뜨린 다음
에 세워 보였다. 그러나 정말로 계란은 서지 않는 것인가? 여기에
의심을 품은 한 물리학자가 계란을 실지로 세우려고 했다. 한 3~4분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계란의 끝 껍데기를 깨뜨리지 않고도 세울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는 상식에 눌려서 또는 편견에 사로잡혀서 진실
을 멀리 하는 경우가 많다. 권위에 현혹되어 당연히 의심해야 할 것
도 의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도 많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람의 심장은
몸 한가운데 있다고 단정했었다. 유럽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권위
에 눌려 1천년 이상이나 심장은 몸의 중심에 있다고 믿었다. 언론도
권위에 현혹되거나 편견에 사로잡힌 나머지 엉뚱한 과오를 저지르기가 쉽
다. 거의 모든 사람이 계란은 서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데 그럴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자칫 하면 편향 보도라는
비난을 받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을 쫓는데 급급한 나머지 정
말로 계란은 서지 않는지를 실험해보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고는 불편부
당이라는 말속에 안주하려 하기 쉽다. 조선일보는 창간 75돌을 맞았
다. 혹은 불편부당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때도 있었다. 우리
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남들보다 앞서 계란을 세우
려 시도하지 못한 적은 없었는가고 되돌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