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후진성보인 표본적 사건/3인조로 자금-기관투자가 동원
작전 은 있었다. 증권가에서 조직적인 주가 시세조정행위를 일컫는 작
전 이 큰손과 증권사 직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이 부광약품 주가조
작 사건 으로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특히 자금, 정보, 기
관투자가 동원등 작전에 꼭 필요한 3개분야에서 저마다 발군인 3명이
팀을 만들어 저질렀으며, 은행등 기관투자가의 펀드 매니저들까지 가세했
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들의 작전능력과 배포도 프로 다웠다.
이사급 대리 로 불릴만큼 기관투자가 동원에 손꼽히는 김남기대리와 현
금력이 뛰어난 박용우씨, 증권거래소 시장에 붙박혀 있으며 직접 시황정
보를 만지는 김용복씨. 이들 3인조는 특정회사의 주가를 단기간에 껑충
뛰게해 무려 2백억원대의 매매차익을 챙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검찰수
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9월말 작전회의를 거쳐 부광약품을 희생자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본금이 적어 주식이 3백50만주로 거래물량
이 한정돼 있으며, 아스피린 대체 신물질 개발설로 일반투자자의 동반-
뇌동 투자를 끌어대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1만5천원짜리 주식을
10배인 15만원대로 올려 팔아치운다는 세부계획도 마련됐다. 과연
박씨의 현금으로 35억원어치(신용10억원 포함)의 부광약품 주식을 사
자 지난해 11월초 주가가 6만원대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엉뚱
한 곳에서 작전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신탁은행이 보유주식 7만8천여
주를 내놓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급한 상황에서
김대리의 능력이 빛을 발했다. 거액의 사례금으로 기관투자가의 펀드매
니저들을 구워삶아 부광약품 주식을 고가로 집중매입, 뒤를 받쳐주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주가는 반등세를 이어 급상승세를 타 44일간 상종
가를 기록하는등 지난달초 당초가의 7배 가까운 주당 12만8천원까지
치솟았다. 이때 "그만 팔아치우자"는 박씨와 "더 오를테니 기다리자
"는 김대리의 이견이 맞서 주식을 처분치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감독원의
의뢰를 받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 주가는 다시 6만5천원대로 곤두박
질쳤다. 과욕에서 비롯된 작전의 결과가 일확천금 아닌 수갑으로 돌아
온 것이다. 검찰조사를 통해 김대리는 수억원의 뇌물을 전액 현금으로
라면상자에 담아 펀드 매니저들에게 전달했으며 "무덤에 갈 때까지 비밀
을 지키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김씨는 주식가운데
일부를 상대방 모르게 처분하는 쫀찡 매매 를 통해 자기 몫을 챙겨
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지검 김진태검사는 "금융시장 개방시대
에 시세조작등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증시의 표본적 사건
"이라며 "앞으로도 수사를 계속, 작전 이라는 용어 자체를 몰아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설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