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 출마 예상자에 대한 동향조사를 한 사
실은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 보면 그리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그러
나 현 정부 아래서도 여전히 그런 행태가 없어지지 않은채 답습되고 있
다는 것은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다. 당국은 시-도 등 일반 행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검-경이나 정보기관들도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일체의
정보수집 및 분석활동을 금하겠다는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짐해
왔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따라서 정부가 그런 원칙을 지금도 준수할
생각이 있다면 경기도가 무슨 의도로 정당에만 허용된 그런 행위를 앞
장서서 자행했는지 그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계자를 엄단하는 등 일벌
백계의 자세로 대처했으면 한다. 그것은 관이 앞장서서 선거법을 위반하
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행 선거법은 공무원
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후보자들의 동향파악과 사전조사 행위를
금지하는 동시에 이를 위반했을 경우의 벌칙까지 규정하고 있다. 공
무원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후보자 지지도를 조사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백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것이 그것이다
. 그러므로 이번 경기도의 행위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곧 정부의 공명선거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척도가 될 것이다
. 그것은 어쩌면 제도적인 중립보장 장치가 확립되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대통령이나 내무부장관 등 지휘계통에서는 공식으로 그
런 지시를 한적이 없으나 실세 등이 측면에서 이를 요구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법에 저촉되는 행위인줄 알면서도 과거의 타성에 따라 움직였
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말 한마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비공식 루트를 통한 압력 등에서 공무원이 초연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번 동향조사가 경기도에 국한
된 일인지도 의문이다. 공무원 사회의 특성으로 미루어 경기도에서만 그
런 사례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타 시-도는 어떤지도 함
께 밝혀 상응한 제재조치를 강구했으면 한다. 일선 공무원들도 이제는
과거와 달라서 선거법을 위반해 가며 과잉충성을 한다고 해서 출세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런 행위가 덮여지지 않고 낱낱이 공개
되는 바람에 불명예 를 감수해야 하는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라
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