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일생으로 그린 독립운동사"/부친 삶의 궤적따라 독립운동단체
업적-이합집산 서술/"웬만한 논문-학술서보다 나아" 일제때 만주를
중심으로 독립군을 이끌며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지청천장군(1
888~1957). 그와 그를 둘러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쓴 독립운동사를 다룬 역사의 수레를 끌고 밀며 가 지장군의 2녀인
지복영씨(76)에 의해 완성돼 다음주 중으로 문학과 지성사 에서
출간된다. 지장군은 신흥무관학교, 서로군정서, 대한독립군단, 고려혁
명군 사관학교, 정의부, 한국독립군, 낙양군관학교, 광복군 등 국사
책에서 한번쯤 들어본 것 같은 거의 모든 독립운동 단체와 무장조직에
서 항상 중심에 서있던 인물. 특히 구한말 대한제국 육군무관학교와 일
본 육사에서 정규 군사교육을 받은 그는 일본군의 작전을 읽고 이를 역
으로 이용해 일본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군사전문가 였다. 이름
없는 분들의 희생 기려 "저는 그래도 연금이라도 받고 있으니 형편이
낫습니다. 그러나 많은 독립운동가의 후예들은 자료부족 등의 이유로
올바른 대접도 못받고 계십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조
국독립을 위해 산화한 수많은 이름없는 분들의 희생을 기리는 기념탑이라
도 마련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둘째딸이 태
어난지 사흘만에 훌쩍 집을 떠난 지청천장군을 찾아 그녀의 가족이 만주
로 이주한 것은 1924년 그녀가 5살때. 그때부터 손님처럼 다녀가
는 독립운동가 가장을 둔 지씨 일가의 생활은 대부분의 독립운동가 집
안이 그러하듯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도피, 이사, 궁핍으로 점철된
풍찬노수,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녀 가족은 한마디 불평없이 가
장을 따랐고 그녀는 특히 장군의 딸 답게 20대 처녀시절부터 광복군
에 참여, 독립운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이 책은 딸인 동시에 독립
운동의 후배, 동지의 눈으로 본 지청천 평전 인 셈이다. 지씨는
대학노트로 수십권 분량, 완성된 책으로 거의 5백쪽에 달하는 이 책
을 통해 웬만한 논문이나 학술서가 무색할 정도로 부친의 삶의 궤적을
따라 여러 독립운동단체와 인물들의 업적, 이합집산을 부대의 중-소대장
이름까지 명시하는 식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책 말미에
기록한 참고문헌만 1백80여종에 달한다. 거기에 더해 광복군 시절
부터 중국신문의 신춘문예에 응모하던 문학소녀적 문장력은 지장군이
일부러 밥을 굶고 과음해 일본군을 벗어난 이야기, 신분을 위장하기 위
해 압록강을 건너며 하늘에 맹세코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일신을 바치
겠다 는 뜻으로 본이름인 석규를 버리고 이청천 으로 변성명을 하게
된 과정 등 지청천장군의 일생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훌륭한 도구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 신용하교수(독립운동사)는 이 책에 대해 "학술
논문도 이렇게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족의 입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독립운동관련 기록이 많아 학문적 자료로도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
다. "통일 생각하는 계기됐으면" 지씨는 "광복후에도 1, 2대
국회의원과 대동청년단 단장 등을 지내시며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살아
온 아버님이었지만 진정한 부국강병, 빈부격차의 해소, 사상의 통일을
못보고 가시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셨다"며 "이 책이 자꾸 잊혀져 가는
주권의 소중함과 통일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