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는 시민운동단체인 참여연대
주최로 변호사 수임료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이 자리에서 서울대 법
대 권오승교수는 "수임료를 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변호사 수임료를 공공요금처
럼 국가에서 직접 책정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했다. 서원대
김재원교수는 법조계의 고질적 비리인 전관예우와 관련, "자신이 근무하
던 법원과 검찰청사 코앞에 사무실을 여는 것은 변호사의 천국인 미국에
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제시된 한 설문조
사는 63%가 변호사 수임료를 낮춰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부인회와 법률소비자연맹은 이날 변호사 보수 인상안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95년 벽두부터 사법개혁 의 파고가 일고 있다. 현재까
지 나타난 사법개혁의 방향은 법대교육을 미국의 로스쿨(Law Sch
ool) 방식으로 개편하고, 법조인 양성제도도 사시에서 변호사시험으로
바꿔 자질있는 법조인을 대폭 증원한다 는 내용이다. 당분간 사시 합
격자수를 대폭 늘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물론 구체적인 실시시기
및 방법 등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개혁의 방향만큼은 분명하다. 동
맥경화증에 걸린 사법계를 건강한 법률서비스 시장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은 변호사 업계만 국한된 증세가 아니다. 법대는 이미 사법
시험 응시생들을 위한 고시원 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사법시험은 분별
력과 정의감을 갖춘 법조인 보다 벼락 출세주의자 를 선발하는 시험이
되고 있다. 검찰-법원도 중증이다. 독립성이 훼손된 검찰은 걸핏하면
축소-편파수사 의혹에 시달리고 있고, 법원은 들쭉날쭉한 판결로 신뢰
를 잃고 있다. 법조계 내부에서 문제점 치유를 위한 노력이 물론 전
혀 없지는 않았다. 대법원의 경우, 윤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법제
도발전위원회 를 구성, 상고허가제 도입 등 많은 제도를 개선했다. 대
한변협도 물의를 빚은 소속 변호사에 대해 징계를 강화하는 등 자율정화
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자체개혁에는 한계가 있었다. 자신들의 기
득권 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개혁-개선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정부의 획기적인 사법개혁방향은 기득권세력의 이
해관계를 과감히 배제한채 법조계 구도를 서비스 위주의 경쟁체제로 개편
하는 것이다. 법조계 내부에선 벌써부터 재뿌리기 식 발언이 나오고
있다. 국회법사위에서도 성토일색이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근대사법이 도입된지 1백주
년이 되는 해다. 국민의 대다수가 사법계의 폐해를 공감하는 지금이야말
로 사법계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최적기라는 생각이다. 정웅기 사회부
기자.법조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