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회담거부직후 최후 공세/체첸군,러군포로 이미 빼돌려 "모스크
바=오중석기자" 러시아군이 19일 체첸공 수도 그로즈니의 대통령궁을
점령함으로써 지난 6주간에 걸친 전쟁에 일단락을 지었다. 러시아군은
이날 대통령궁에 대한 마지막 총공세를 펴 건물을 완전 장악했으며 건물
내 곳곳에 매설된 지뢰제거 작업과 전투중 숨진 병사들의 시체를 처리하
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러시아연방의 자치공화국에서 완전 독립을
꾀하던 체첸은 다시 러시아의 직접적인 영향력하에 놓이게 됐다. 러시
아는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체첸공의 독립을 허용할 경우 인근 공화국들이
연쇄적으로 연방에서 이탈할 것을 우려, 무력을 동원해 조기진압하려
했으나 러시아군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된데다 체첸군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애로를 겪었다. 이번 대통령궁 장악은 체첸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의
미하지만 또하나의 전쟁의 시작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퇴각한 체첸 병사
들이 인근 잉구세티아 공화국 접경지대의 험준한 산악으로 피신, 세력을
규합한 후 게릴라전을 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과거 제정 러시아
시절 체첸을 침공한 러시아 제국군대가 체첸영토를 점령한 후에도 산악
게릴라전으로 63년간 싸운 후에야 러시아제국에 편입시킨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군의 체첸 공
격에 비판적 태도를 취해온 3명의 고위장성을 국방차관직에서 해임하는
등 초강경 조치를 취하며 체첸장악을 독려했다. 대통령궁 점령후 발표한
성명에서 옐친은 "군사작전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체첸
군은 러시아군의 거센 공세로 대통령궁이 거의 파괴돼 더이상 저항할 수
없다고 판단, 19일 새벽 0시쯤(한국시각 오전6시) 모든 러시아군
포로를 빼낸데 이어 새벽3시경 체첸군의 마지막 병사가 이곳을 빠져나
갔다. 체첸군측이 그로즈니 시내에 별도의 거점을 마련해 중심가에 대
한 탈환작전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체첸 병력은 그로즈니 중앙
철도역으로 옮겨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만약
체첸 독립운동을 주도해온 조하르 두다예프 대통령이 탈출에 성공했을
경우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억류중인 포로를 방패삼아 다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