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없는 체첸전쟁 반대" 연일 시위 어린 아들을 전선에 보낸 모
정이 애끊는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있는 병사들 어머니의
모임 사무실은 체첸전장에 아들을 보내고 애태우는 어머니들로 흐느낌
마저 숙연하다. 지난해 11월, 19살의 아들을 체첸전장으로 보낸
세라피나 구슬얀코바 여인은 초점잃은 눈빛으로 사무실벽에 기대있다. 전
쟁이 한달여를 끌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 아들에 대한 소식 한줄 받지
못했다. "병역은 치러야지만 전쟁에서 죽는 것이 의무인가. 불안해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며 그녀는 눈물을 글썽였다. 사무실에 들어 선
모든 어머니들이 단장의 아픔과 분노를 삭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많은 부모들이 부대로 달려와 아들을 억지로 집으로 데려가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아들이 탈영죄를 범하게 되더라도 그래도 그
렇게 할수 있는 어머니는 행복하다. 러시아 국방부는 현재까지 3백9
4명이 숨지고 1천여명이 체첸전에서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언론보도는 최소한 3천명이 숨졌다고 보도하고 있다. "당신아들이
실종됐다는 정부의 전갈을 믿지 말라. 그 순간 당신의 아들은 그로즈니
시가지 보도에서 뒹굴며 개의 먹이가 되고 있을 것이다"라고 전하는
세르게이 코발요프 인권위원장의 말은 어머니들의 가슴을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 놓고 있다. 아들을 그냥 죽게 할 수 없다는 어머니들은 모스
크바 정부청사 건너편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연일 시위를 벌였다. 그
러나 파병은 매일 더 늘어나고 벌써 4만명이 증파됐다는 소식만이 들려
온다. 이같은 어머니들의 모정 발휘 는 과거 구소련때는 감히 꿈도
꿀수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들은 10년 이상 끌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도 슬픔과 부딪히며 자신과 싸우다 결국 아들의 전사나 실종 소식을
받고는 어쩔수 없이 포기와 낙망했던 쓰라린 경험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는 나라를 위해 죽는다는 작으나마 대의명분 이 있었으나
이번 체첸전투에서는 국내외의 비난이 워낙 높아 아들들의 죽음이 쓸모
없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 어머니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1
8살짜리를 전장에 끌고 갔어요. 한달동안 총쏘는 연습을 시킨 뒤 체첸
에 보냈지요. 죽으러 보낸 게지요". 병사들 어머니의 모임 사무실
은 흐느끼는 모정으로 울음바다가 됐다. 박용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