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에서 범죄혐의자를 불러다가 밤을 새워 조사하는 것을 철야조사
라고 한다. 불려온 사람이 잠을 못자는 것은 물론이고 수사관의 끈질긴
질문에 답변을 강요당하는 것은 뻔한 사실이다. 인권을 침해하는 이런
조사가 위법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범죄혐의를 받는 사람이 수사
기관의 소환을 받아 출두할 때는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정신적으로 극도로
긴장될 수밖에 없다. 그같은 상황에서 자기를 방어하는 진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더욱이 외부와 연
락이 차단되어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밤새 수사관
의 추궁을 받는다면 심신이 극도로 피로해져 자기방어능력을 상실, 수사
관이 요구하는 대로 대답하고 말 것이다. 잠을 재우지 않고 조사한다
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침해하는 명백한 위법이다. 그것은
인간을 고문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그런 조사는 자백을 강요하는 것
과 같다.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 당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변호인의 도
움을 받을 권리 가 침해 당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권을 무시하는 고
문이자,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는 철야수사
가 아직도 수사상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철야조사후 귀가조치 라는
말이 대수롭지 않게 사용되는 게 엄연한 현실이어서 우리 인권의식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인권과 적법절차의 보장은 인류가
수백년동안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다. 국제화시대를 맞은 우리도 이제는
과거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하루빨리 시정, 마비된 인권의식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