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불 원조 보건소 2곳/한국산 장비에 진료비 사립병원의 10%/
교민 후원회 아동구호-가족계획 사업도 12세기 잉카제국의 중심지였
던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메마른 사막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0㎞쯤 달
려가면 인천과 비슷한 국제항 까야오시가 나타난다. 7~8년전부터 한국
의 오징어 잡이 어선들이 떼를 지어 드나드는 곳이다. 잦은 어로분쟁
으로 한국을 달갑잖게 여겼던 이곳 시민들이 요즘 들어 한국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곳의 가난한 주민
들을 위해 한국정부가 지난해 7월 보건소를 지어주면서부터이다. 보건
소가 들어선 곳은 까야오 시내 베야비스타구의 어부촌. 대지 3백평에
건평 1백평 규모의 조립식 건물이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유일한 의료시
설이다. 과거에도 27평 규모의 보건소가 있었으나 9만5천명에 이르는
주민들의 진료를 감당할 수 없어 한국에 원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보
건소의 이름은 페루-한국 보건소 . 준공식 때는 페루의 후지모리 대
통령이 직접 참석, 한국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보
건소에서는 한국 정부에서 파견한 비뇨기과 전문의 문장호박사(39)와
현지인 의사 5명 등 모두 6명의 의사가 진료를 맡고 있다. 하루 평
균 진료인원은 70~80명, 종전의 4배 수준이다. 연간 2만4천명
가량을 진료하는 셈이다. 그중에는 성병을 치료하러 오는 한국선원들도
있다. 1회 평균 진료비는 3솔(1천2백원)로 사립병원의 10분의 1
에 불과하다. 1년9개월 된 딸을 데리고 보건소를 찾은 주민 베시 깐
디오띠 삐닐뇨스씨(29.주부)는 "한국에서 보건소를 지어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최신장비로 치료를 잘 해 주고 진료비도 싸서 편리하
다"고 말했다. 보건소 내부는 소아과, 산부인과, 치과, 내과 및 비
뇨기과, 결핵 및 정신과, 임상병리과 등으로 구분이 돼 있으나 의사가
부족해 한 사람이 두세 가지 분야를 같이 맡고 있다. 각과에 비치된
엑스레이와 청진기, 원심분리기, 소독기, 현미경, 냉동실, 간기능
검사기, 앰뷸런스 등 장비는 모두 한국산이다. 한국정부가 지어준 보
건소는 이곳 말고 한 곳이 더 있다. 까야오시에서 호르헤 차베스 공항
을 지나 북쪽으로 다시 20㎞쯤 차로 달리면 신흥개발지역인 꼬마스시가
나오는데 이곳에 우리정부가 두 번째로 지어준 제2보건소 가 있다.
제2보건소에는 한국교회선교회에서 파송된 자선의료단의 산부인과 전문의
정석준박사(57)와 이지아간호사(27)가 원주민 의료진과 함께 일하
고 있다. 제2보건소의 경우 일반 환자 진료 외에 영양실조 아동 구
호활동과 가족계획사업도 맡고 있다. 5세 이하 어린이중 영양실조 상태
에 있는 아이가 있으면 직접 마을에 가서 검사를 한뒤 쌀, 콩, 식용
유 등 필요한 영양을 공급한다. 현재 50가구가 구호대상으로 등록돼
있다. 보건소측은 홍보책자와 콘돔 피임약 등을 무료 배부하는등 가족
계획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페루의 가구당 평균자녀수는 수도 리마가 4명
, 지방은 7명이나 돼 이를 줄이는 노력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60~70년대 한국에서 강력하게 추진됐던 산아제한운동
이 페루에선 지금 한창인 것이다. 보건소 2곳을 짓는 데는 70만달
러(5억6천만원 상당)가 들었다. 역시 외무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
OICA.총재 정주년)의 원조자금이 투입됐다. 페루주재 한국 대사관(
대사 이원영.51)측은 보건소 기증사업의 효과가 기대이상이라고 보고,
아마존강 유역에 제3보건소를 건립할 것을 정부에 건의해 놓고 있다.
현지 교민들도 후원회를 구성해 돕고 있다. 교포 사업가 권혁지씨(
55.선박대리점 경영)와 서병규씨(46.수산업)가 각각 제1, 제2보
건소의 후원회장을 맡아 연말연시와 국경일에 보건소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등 후원활동을 펴고 있다. 태권도 사범 이기형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제2보건소를 지을 때는 예산이 부족해 이들 교민과 상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갹출, 3만2천3백 달러의 자금을 기탁하기도 했
다. 페루측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여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매년 5만달
러 상당의 의료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
파라과이/벽촌 30곳 급수시설/펌프 등 핵심부품-기술 무상공여/꿈이룬
주민들 "월드컵때 한국 응원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총재
정주년)의 원조사업은 남미 내륙국 파라과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상수
도 시설이 돼 있지 않아 비위생적이고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벽촌
에 모터 펌프와 발전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3년간 7
3만불 투입 지난해 농촌마을 10곳에 펌프 20대와 발전기 10대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도 농촌 마을 20곳에 펌프 40대를 공급했다.
내년에도 펌프 40대를 무상공여할 계획이다. 3년간 73만달러(약5
억8천만원)가 투입된다. 우리 기술자가 매년 한두 차례 현지에 나가
기술지도를 하기도 한다. 핵심부품과 기술만 우리가 지원하면 나머지 시
설은 파라과이 정부와 주민들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 남쪽에 있는 미시오네주의 이타쿠루비 마을은 그중 하나다. 우
리가 지원한 펌프와 발전기로 올 4월23일 상수도 시설이 완공됐다.
우물이 있는 이웃집이나 1.5㎞쯤 떨어진 산타마리아강까지 가서 물을
길어왔던 70가구가 이젠 집에서 수도꼭지만 틀면 되게 됐다. 91년
마을에 전기가 처음 들어온 직후부터 급수시설을 갖고 싶어해 온 주민
들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마을회의 총무를 맡고 있는 기예르마 펠로소
데 아마릴랴씨(40.여.교사)는 "오전과 오후 2시간씩만 모터를 돌
리면 24시간 쓸 물이 충분히 나오고 맛도 좋다"고 말했다. 국민학
교 5학년생 아리엘 아마릴랴군(12)은 "지난 여름 월드컵 대회가 한
창 진행중일 때 텔레비전을 보면서 열심히 한국을 응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늘의 물 프로젝트 파라과이 정부는 현재 상수도 보급
률이 10% 미만에 그치고 있는 벽촌지역의 식수난을 해소하기 위해
하늘의 물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부족한 재원은 외국에 원조를 요청하
고 있다. 호르헤 루이스 카브레라 부에노 식수보건국장(37)은 "한국
정부가 상수도 시설을 원조해 준 곳은 파라과이에서 가장 가난하고 주민
도 적어 다른 나라에선 관심조차 갖지 않는 곳"이라며 "도움의 손길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료진 3명 "자원봉사"/정부-교
회선교회 파견 의사-간호사/최소한 생활비만 받고 따뜻한손길 한국이
페루의 수도 리마 근교에 지어준 제1, 제2보건소에는 한국인 의사 2
명과 간호원 1명이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리마 북쪽의 카야오시
베야비스타구에 있는 제1보건소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비뇨기
과 전문의 문장호박사(39). 81년 중앙대 의대를 졸업한뒤 서울에
서 개업의로 일해온 문박사는 92년 하반기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 자원
봉사자 모집광고를 보고 자원, 93년 봄부터 가족과 함께 이곳에 나와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2년 계약으로 최소한의 생활비만 받고있는
그는 이곳의 의사 부족으로 비뇨기과 환자외에 일반내과 환자의 진료까
지 맡고 있다.카야오시 북쪽의 코마스시의 제2보건소에서는 산부인과 전
문의 정석준박사(57)와 간호사 이지아양(27)이 봉사의 손길을 펼치
고 있다. 제1보건소의 문박사가 정부 파견 의사인데 비해 이들은 한국
교회선교회에서 파견된 순수 자선의료단이다. 이들은 93년 7월부터
리마시 외곽의 칸토 그란데 모자보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해 오다 94년
5월 제2보건소가 지어지면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정박사는 전남대
의대 출신으로 서울 을지병원 등에서 20년이상 산부인과 진료만 해온
여성 피임수술(난관결찰수술)의 대가이며, 이양은 목포 성신간호전문대를
졸업한뒤 조산원에서 교육을 받은 간호사다.이들에게는 선교회에서 후원
금이 나오지만 정박사는 그마저도 받지 않고 자비로 봉사활동을 펴고있다
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