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인접 "안방 화약고"/소방서, 시설 있는지도 몰라 "불안
해 못견디겠다." 수도권 도시가스 중간공급기지의 상당수가 이번에 사
고가 난 아현동처럼 주택가나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는 고가도로 밑이나 쓰레기 소각장, 심지어 송유관에도 인
접해 있어 인근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또 이를 관리하는 한
국가스공사는 공급기지의 위치를 대부분 비밀로 하고있어 바로 옆 소방서
조차도 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등 안전에 큰 구멍이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사당사거리에서 예술의 전당쪽으로 5백여m 떨어진 남부순환로변
에 있는 방배공급기지의 경우 도로 맞은편 방배소방서 대원들마저 그곳에
가스시설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한 소방대원은 "한전에서 세운 송
전탑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근 음식점 청석골 지배인 박
찬진(39)씨도 "식당 바로 앞에 가스공급기지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
야 처음 알았다"며 "빌딩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위험시설이 있다는 것
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불안해 했다. 주변에는 차량을 비롯, 빌딩과
연립주택, 소규모공장과 무허가주택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신림동
과 가리봉동 사이 공원부지에 있는 독산공급기지는 시흥대로와 남부순환로
가 교차하면서 그 위로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있어 폭발사고가 날 경우
고가도로가 붕괴될 우려를 안고 있다. 또 바로 옆에는 국민학교, 오
피스텔,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인근 가산국교 한은주(37)교사는 "
가끔 교차로쪽 공원에서 가스냄새가 나 여름에도 창문을 닫고 수업을 하
는 경우가 있다"며 "창문 너머로 굴뚝 몇개가 있어 난방 관련시설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실대교 밑에 있는 자양공급기지는
국방부 고압송유관과 나란히 매설돼 있어 사고가 나면 엄청난 재앙을 부
를 위험속에 놓여있고 양천구 목6동 목동공급기지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
고 아파트단지를 비롯, 쓰레기소각장, 열병합발전소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주민 김광덕(49.여.한신2차아파트)씨는 "아파트 코앞에 이
런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없고 만약의 사태때 어떻게 대비해
야 하는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동구 군자동 하수종말처리장
근처 군자공급기지 역시 연립주택과 아파트단지와 인접해 있다. 특히 이
시설은 지역도시가스업체인 극동도시가스와 붙어있어 폭발사고가 날 경우
엄청난 피해 우려를 안고 있다.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측은 "일단 안
전하다는 전제하에 시설을 만들었지만 외부인의 침입 가능성등 보안상의
문제와 집값이 떨어진다 는 주민들 반대 때문에 홍보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나오는대로 만반의 안전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도시가스 중간공급기지는 경인지역에만 27개,
대전지역에 8개가 있으며, 오는 97년까지 전국에 50여개가 건설될
예정이다. 선우정-김기철-이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