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시밀리-전자음악-네온사인 등 예견/백30년만에 "햇빛" 불서 베
스트셀러 해저 2만리 의 작가 "친애하는 베른, 당신은 예언자요
.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당신의 예언을 이해하지 못할 거요." 18
63년 당시 프랑스의 영향력있는 출판업자가 20세기의 파리 원고뭉
치를 들고 온 프랑스작가 쥘 베른(1828~1905)에게 점잖게 출판
을 거절하며 한 말이다. 그러나 천재성을 이해받지 못했던 소설 2
0세기의 파리 는 1백30여년만에야 빛을 보게 됐다. 최근 베른의 증
손자가 옛집을 팔기위해 마지막으로 금고를 정리하다 누렇게 바랜 원고를
발견한 것이다. 20세기의 파리 는 즉시 출판됐고, 최근 프랑스에
서 베스트셀러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출판사 한림원이 다음
주에 번역판을 낼 예정이다. 베른은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
계일주 를 쓴 독창적인 공상과학 소설가로 잘 알려져있다. 프랑스 항구
도시 낭트에서 출생한 베른은 1847년 법과대학에 입학하기위해 처
음으로 파리를 방문했다. 파리에서 유명 작가인 알렉산드르 뒤마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소설 애드벌룬 속의 5주일 을 내 엄청난 인
기를 끌었다. 그러나 베른이 야심작으로 쓴 미래과학소설 20세기의
파리 는 지나치게 앞질러간 미래예측으로 출판조차 되지못했다. 베른
후손 원고발견 1960년 파리가 무대인 이 소설은 주인공 미셸이 학
교를 졸업하면서 시작된다. 미셸은 시인을 꿈꾸지만 과학이 철저하게 지
배하고 예술이 놀림받는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인물로 등장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진수는 베른의 기막힌 미래 예측이다
. 소설을 통해 공중에 매달려 질주하는 기차 를 예견했는가 하면,
자동경보장치 네온사인 팩시밀리 전기의자 전자음악 등
19세기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과학적 발전을 내다본 것이다.
도시계획 집단창작 대중음악 콘서트 등도 있다. 예술가들의
미래 암울 공중에 매달린 기차를 제외하고는, 오늘날 우리가 자연
스럽게 누리고 있는 과학의 발견들이다. 놀라운 것은 베른의 미래 예측
이 단순한 공상의 결과물이 아니라, 자료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철저한
분석과 계산에 의해 나왔다는 점이다. 베른은 과학의 진보를 확신했지
만 장미빛 미래 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문학을 고집하는 주인공
미셸 이 조롱거리가 되고 굶주리는 모습을 그려, 예술가들의 미래를 암
울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손정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