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선 유치원부터 우리도 서둘러야 외국어대연수원 입소, 8~1
0주씩 영어 등 6백명 교육. 용인 외국어생활관 입교, 11주간 6백
명 합숙교육. 미피츠버그대 3개월연수 등 해외 교육. 1인당 60만원
씩 지급, 전국 59개 사설 어학원 자유수강. 통신교육 전담학원을 통
한 자택 수강 . S전자는 이같은 각종 프로그램의 금년도 사원 어학
교육지원에 무려 1백35억원을 썼다. 이 그룹의 어느 회사는 직원들의
외국어 실력향상을 위한 인센티브로 매달 직급별로 일정액의 문화 생
활비 를, 다른 회사는 포상금제도를 실시하기도 한다. 인사고과에 반영
함은 물론이며, 그 가중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다른 재벌회사들
도 매년 최소 10억원이상씩 비용을 쓰고 있다. 과연 재벌이군 소리
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단지 그 씀씀이의 크기때문이 아니다. 이국
제화, 세계화시대의 개방-경쟁사회에서 무엇이 그 기본이고 요체인지를
그들은 진작 선각했음을 새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삼대통령의
지난번 해외순방이후 세계화 구호에 대해서는 아직 일각의 소리들이 사
라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정부-민간 등 각 부문의 경쟁력 강화
라는 그 대의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문제는 그같은 세계
화 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그치느냐일 뿐이다. S전자의 연1백35억원
은 그 현장의 급박함을 웅변한다. 이른바 정보 슈퍼 하이웨이 시대
가 임박한 세계의 급속한 전개앞에서 외국어, 특히 세계어인 영어의 자
유로운 구사는 기본이며 알파요 오메가다. 해외에 첫 부임하는 종합상
사직원들은 비지니스 상담에 애를 먹는게 상례다. 상대와의 직접 대면에
서는 손짓 발짓으로라도 때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하루 수십차례의 전화
상담에서는 그게 아니다. 그래서 영어 잘하는 직원은 우수사원이요,
애국자 다. 직원들의 외국어 재교육에 그처럼 엄청난 돈을 쓰는 대
신 제품의 원가 절감이나 복지후생에 쓴다고 생각해 보자. 직원 개개
인들이 재교육에 소모해야 하는 그 많은 시간과 고달픔은, 도대체 중
-고교-대학 10년간 영어를 배웠는데도 라는 탄식은 또 누구에게 돌
려야 할 것인가. 홍콩, 대만, 중국, 동남아 국가들은 우리 한국을
앞서거나 뒤쫓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들은 무엇으로 승부를 하고 있는
가. 한마디로 유치원에서부터의 영어 교육 이 기본 무기이다. 영어가
공용어의 하나인 싱가포르나 홍콩 등의 경우는 일단 제쳐둔다 하자.
그러나 공산 중국이 국민학교 4학년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사
실마저 외면할 수는 없다.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이 본격화한뒤 10여년
전부터의 일이다. 2면에 계속 1면서 계속 룩셈부르크 6세,
노르웨이 9세, 독일 스페인 10세 유럽 여러나라들이 공교육을 통해
아동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같은 서방 사람 들
이면서도 이처럼 열심이다. 세계어인 영어의 마스터가 곧 국가경쟁력의
제고이고, 외국어교육의 지름길은 조기교육뿐이기 때문이다. "외국어를
모국어수준 정도로 끌어 올리려 한다면 절대 사춘기를 넘겨서는 안되며
,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외국어 조기교육에 대한 찬반논쟁은 이미
끝난지 오래다"(정동빈 한국응용언어학회장-최정화 외대 통역대학원교수
)가 관계학자들의 일치된 견해이기도 하다. 개화기의 선각자 유길준은
그 나이 27세때 보스턴 근처의 한 고교에서 10대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우리의 도미유학생 제1호가 된 그의
진지한 면학 모습은 현지 신문에 날 정도였고, 2년도 안되는 수학이
었음에도 그는 훗날 후례두익(프리드리히)대왕사 등을 힘겹게 번역해
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에 동도서기 라는 개화-애국의 집념이
서려 있다. 1백여년이 흐른 지금, 새 한국은 과연 그보다 몇걸음 나
아갔다 할 수 있을까. 영어의 교육방법, 교사, 교재의 개선 등 서
두를 일이 한둘이 아니다. 새로운 정보화 시대, 서비스산업 우위의 개
방시대에서 말 의 부가가치는 천정부지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영어라
는 두 글자앞에서 허덕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