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민-범죄만연 위기감/백인 중산층 정치무력감 분풀이/공화 "2년
뒤 백악관 탈환" 자신만만/보수-진보 양극화현상 심화될듯 2차 대전
이후 역대 미대통령 가운데 재선에 성공, 연임을 한 대통령은 아이젠하
워와 레이건 둘 뿐이었다. 암살된 케네디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재선 포
기 또는 실패로 단임에 그쳐, 백악관을 떠났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참
패한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은 이미 레임덕에 들어가 단임도 아닌 반
임 대통령 이라는 치욕적인 평가까지 듣고 있다. 공화당은 2년뒤 백악
관 탈환은 이미 따논 당상 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민주당도 이
러다간 96년 대선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중간선거는 민주당과 클린턴에게 거의 회복 불능에 가까운 치명적인 상
처를 안겨 줬다. 사실 작년만 해도 정치 분석가들은 전반적인 경제회복
과 실업률 저하상태에서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과 클린턴 행정부가
당연히 승리할 것으로 예견했다. 그러나 미국민들이 뚜렷한 경기회복에
도 불구, 이를 클린턴의 치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유
권자들은 경기회복으로 직장에서도 안정감을 찾게 되면서 경제문제보다는
클린턴의 화이트워터 부동산 투기 스캔들, 섹스 스캔들등 개인적인 추문
과 도덕성 회복에 더 관심을 보였다. 그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문제삼은
것이다. 그러면서 분위기는 자연히 "미국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공
감대가 백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그 결과 중간선거는 백인들
의 반란 으로 진보성향인 민주당과 클린턴의 대패와 보수 성향인 공화당
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클린턴은 유세장에서 "공화당이 과거로 돌
아가려 한다"고 비난했지만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외면하고 레이건 시절
의 영화를 되찾겠다 는 공화당을 받아 들였다. 미국의 전통적 도덕가치
를 타락시킨 진보주의를 거부하고 가정의 가치 를 중시하는 보수주의를
선택한 게 이번 선거였다. 공화당은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수잔
스미스 사건 과 같은 반인륜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마약과 불법이민
대량 유입, 범죄 만연등의 병든 사회 를 방치하다간 세계 유일의 초
강대국으로서 지도자 역할마저 상실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도덕적 가치의
타락은 동성연애자의 군복무나 허용하는 클린턴 개인의 도덕성 및 신뢰
성 결여와 결부돼 유권자들 마음속을 파고 들었다. 남북전쟁과 노예해
방 이후 줄기차게 민주당을 절대 지지해 온 남부 백인들이 이번에 민주
당을 버리고 공화당으로 가는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다. 민주당내에서는
종래의 북공남민 이 북공남공 으로 바뀐 새 현상이 지속되다간 민주
당 지지층은 흑인과 일부 소수민족밖에 남지 않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 중도파의 골간인 남부 지역 민주당 세력의 퇴조로 의
회는 이제 보수와 진보 양대 세력의 이데올로기 양극화 현상을 가져올
것이 예상된다. 즉 진보파는 더 진보적이 되고 보수파는 더 보수적이
될것이다. 공화당에서는 이미 온건 보수파보다 강경 보수그룹들이 득세하
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인 공화당의 깅리치 의원(조지아)은 당내 강
경 우파세력의 대표적 인사. 그는 클린턴 부부를 맥거번류의 반 문화
주의자 , 백악관 참모들을 좌파 엘리트집단 으로 몰아 세웠다. 6
0년대에 히피 문화에 빠져 반전 운동을 주도하고 군복무를 기피한 클린
턴의 진보주의가 미국을 지배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학교 수업시간의 예배허용까지 주장하는 깅리치는 "클린턴 정부와 협력은
하지만 타협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미리 분명한 선을 그어 놓았다.
보수파들은 92년 선거에서 부시가 진 것은 레이건의 보수 노선을
따르지 않은 것과 무소속 페로의 강세, 경기침체등에 따른 일시적 이탈
현상이었음이 이번에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두뇌회전이 빠른 클
린턴이 중도노선으로 보수로 돌아선 주류사회를 다시 끌어 안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게 공화당측 판단이다. 백인 중산층의 정치 무력감,
장래에 대한 비관, 냉소주의가 너무 깊어 반전 세대 첫 대통령인 클린
턴에게 그 분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클린턴은 남은 2년간
재선을 목표로 주류세력을 다시 끌어 들일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하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