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자기 직업생활을 통해서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
일까. 대개의 경우 일반인들은 돈을 많이 벌고 인기가 올라갈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자신의 일의 결과인 작품이 성
공적이었을 때라는 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 인기
코미디언은 자신이 밤을 새워 머리를 짜고 연습 끝에 만들어낸 개그가
막상 녹화장에서 관중의 반응을 전혀 얻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가 버
릴 때, 그 때의 당혹감은 그야말로 쥐구멍으로 기어들어 가고 싶은 심
정이라고 말한다. 이런 노릇을 계속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가 하고 엄청난 좌절과 낙담에 빠져든다는 고백이다. 방송개발원이 최
근에 코미디언들의 세미나를 가졌다. 처음에는 구색을 갖춘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겠지만 막상 수십명의 코미디언들이 모여
밤이 깊도록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들여다 본 관계자들은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코미디언들은 여기서 우리 코미디의 수준을
높이고 국민일반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코미디 프로가 한결같이 저녁
7시대 편성으로 청소년용의 구미에 맞추는 타성을 벗어나 심야의 성인
용 등으로 다양화돼야 하며, 지금처럼 PD에 종속하는 수직관계를 탈피
하고 수평관계로 되돌아가야만 프로도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스스로 웃음거리가 되면서 남에게 웃음을 제공하고, 그 때문에
때로는 길에서 애들에게까지 놀림을 당하는 인기 코미디언들이 실제로는
너무나 진지하게 그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에 몰입한다는 사실에 새삼
시청자들이 따뜻한 박수로 격려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