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한겨레가 아니었더라면 . 연길(옌지)에서 발행되어 북경으
로 우송된 이른바 조선문(한글) 신문인 길림신문 최근호를 펼쳐들자
대뜸 그런 제목이 눈에 띈다. 불신의 장벽 청도(칭다오) 한국업체
취재에서 나타난 한국경영인들과 중국 조선족 일꾼들 사이의 합작의 난
제들. 이같은 소제목 아래 1페이지에 걸친 이야기는 이른바 한국인
사장님들 에게도 문제가 많고, 그들밑에서 일하는 중국의 조선족일꾼
들 에게도 문제가 많아 곳곳에서 티격태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
같은 단군의 후손이면서도 역사의 희롱으로 서로 다른 세상에 태어났지만
한겨레라는 감정을 안고 서로 만났는데 . 이야기는 우선 조선족들의
자기반성으로 시작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사장님 들의 조선족들에
대한 불평을 먼저 싣고있는 것이다. 차이라고 해야 불과 한달에
20~30원(2천~3천원)차이의 임금이다. 미리 이야기를 하면 그보다
더 줄 수도 있는데 말도 없이 딴곳으로 가버리다니 . 같은 겨레
이니 잘 돌봐달라는 말만 할뿐 실력을 키우고 신임을 얻어 높은 대우를
받겠다는 생각이 없다. 조선족직원이라고 해야 겨우 40명인데 3
년사이에 1백명을 바꿨다 . 이래가지고 어떻게 회사꼴이 유지되겠는가.
한국인사장님들의 그런 불평들끝에는 우리 동포인 조선족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힐 말도 포함돼있다. 차라리 한겨레가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까지 실망하겠어요? 오히려 한족들보다 불성실하고 믿음이 안가요.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한국인 사장님들에 대한 조선족들의 불평은 더
욱 신랄하다. 한국인 사장님들은 문명스럽지 못한 사람들이다. 쌍욕
이 입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한 한국인과장은 거지같은 놈이라는
욕을 자주 하다가 쫓겨날 것을 각오한 조선족청년에게 크게 얻어맞았다.
사표를 내니까 그제서야 노임을 2백원 올려주겠다고 . 술집이나
가라오케에서 술집아가씨들한테는 몇백원(몇만원)씩 주면서도 우리에게
줄돈은 1~2원도 깎으려고 . 이런 불평끝에 조선족들도 한국인사장
님들의 가슴에 비수를 던진다. 한국인들은 겉다르고 속다른 사람들,
인색한 사람들, 냉혈동물이다 . 우리는 그들앞에서는 사장님 사장님 하
지만 뒤돌아서서는 한국놈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중국에서 이전에는
그런 모욕을 당해본 일이 없다. 딱하게도 물신주의에 물든 어글리
코리언 들은 중국의 우리 동포들에게서도 추한 한국인 이라는 말을
듣고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