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상의 지혜조유전지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상거래 라는 제
목으로 특별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 서구화 세계화로 날로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적인 장사관련 민속자료들을 한 데 모았다.
장날 사용하던 도량형기와 화폐, 장사의 주체인 보부상 공인 객주 등
현대화 이전의 시장풍경을 요즘 모습과 비교해 놓았다. 한말 상거래
의 주역은 보부상이었다. 보부상은 값이 비싼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보
상과 부피가 비교적 큰 물건을 취급하는 부상을 합한 말로, 대개 보상
은 여자, 부상은 남자였다. 이 보부상들의 문서가운데 시장에서 강매
하는 자에게 체벌로 볼기 30대를 쳤다 는 것이 있다. 그들이 시장
의 질서를 위해서 얼마나 엄격한 규약을 마련, 시행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부상이 적잖은 힘을 발휘했던 것은 이같은 노력의
결과였을 것이다. 또 조선후기에 어느 지역에서 어느 지역까지 거리가
얼마라는 것을 밝힌 도리도표도 전시회에 나왔는데 그 정확성과 일목요
연함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예를 들면 경기도 양주에서 수원까지 1백
30리로 되어 있는데 지금의 철도이정표와 비교할 때 이수를 ㎞로 대체
한 것만 틀릴 뿐이다. 더욱이 수많은 지역간 거리를 지금의 고속도
로 이정표 와 꼭같은 원리로 표시해 한눈에 원하는 지역간 거리를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선인들의 안목에 그저 놀랄 뿐이다. 나이 지
긋한 부인들은 이런 전시품을 보면서 "내가 갓 시집갔을 때만 해도 저
되(승)로 쌀을 팔았는데 "라며 이구동성으로 탄성이다. 마치 타임머
신을 타고 온 기분인 모양이다. 민속박물관이 사라져가는 우리 것의 소
중함을 순간적으로 일깨우는 자리에서 영원히 보전하는 자리가 되어야겠다
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국립민속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