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무죄추정원칙 위배" 규제 움직임/언론 "법조정보 있어야 부패
폭로 가능" 프랑스에선 최근 수사비밀과 언론보도 에 관한 논쟁이
치열하다. 다소 진부해보이는 이 논쟁이 재부상한 것은 지난 주말 상
원이 무죄 추정 원칙과 수사비밀을 준수하도록 하는 언론관련 법률개정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비롯됐다. 만성절 휴가가 끝나는 2일부
터 상원 특별위가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 언론-의회-사법당국간의 공방
전은 더욱 열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예두아르 발라뒤르 총리도 국영
TV에 출연, 언론이 수사비밀에 관한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질타
했고 이 발언이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사단은 금년 내내 프랑스
를 뒤흔들고 있는 고위직 공무원, 기업인, 국회의원 등의 부정부패 사
건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매번 수사단계에서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일부
정치인들이 "프랑스의 언론법은 수사비밀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관한한
사문화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민주
주의의 무죄 추정원칙이 언론에 의해 무시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프랑스에서 알릴 권리와 자연인의 보호받을 권리 를 다루는 법률은 우
선 1931년제정법을 들 수 있다. 이 법은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제소
내용을 언론이 일방적으로 보도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또 언
론에 관한 법률 제38조도 "기소장이나 소송 관련 서류를, 그것이 일
반 방청객에게 낭독되기 이전에 출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법률들은 그야말로 사망과 부활 을 거듭해오고 있다. 언론은 관
례처럼 기소내용을 보도하고 있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당사자도 거의
없는 실정. 언론에 관한 법률은 이보다는 1881년 제정법이 좀더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언론이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는 알
릴 권리 , 그리고 한 자연인이 그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 민주 체제
의 상충하는 두 권리를 조화시키기 위해 만든 법률이다. 물론 여기에
도 문제점은 적지 않다. 가령 어떤 개인이 언론에 의해 명예훼손을 입
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언론은 진실을
입증할 증거물로 공공 수사기관의 조서, 경찰 및 검찰 기록, 회계감사
원 보고서, 은행계좌증명, 회계기록 등을 제시할 수가 없다. 이러한
서류물은 공개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명예훼손과 관련된 소송은
번번이 언론기관이 패소하게 돼 있다. 무엇보다 역설적인 것은 언론
에 수사진행에 관한 공식적인 접근로가 없다는 것이다. 세무 경찰 세관
사법 등 어떤 경우에도 언론은 일개 시민보다 법률적으로 우월한 조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다. 프랑스 기자들의 자조적인 표현처럼 "언
론은 누설 정보에 의존하도록 돼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인과 언론인의 공방은 뜨겁다. 수사비밀을 누설-공표한 경우 현행
형사소송법은 1~6개월 징역이나 혹은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상원의 사회당 의원들은 이를 징역 3년에 벌금 3백만 프랑으로 대폭
강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리베라시옹지의 세르쥬 줄리 사장은
사설을 통해 "고래로 악의 뿌리보다는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자(기자
)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유혹이 있어왔다"고 비난하면서 "프랑스의 사
법제도에서 무죄 추정원칙을 저버리는 것은 바로 예심 그 자체다"고 반
격했다.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유죄를 추정하고 있
다는 뜻이다. 줄리 사장은 "사법과 언론이라는 말썽많은 결합이 없었던
들 오늘날 정치인들과 검은 돈의 관계가 어떻게 밝혀질 수 있었겠느냐"
고 반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