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6월 국교생의 과외허용을 골자로 한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
한 법률 입법예고, 93년 10월 차관회의서 학원법 보류, 94년
7월 국교생 과외허용 재입법예고, 9월11일 당정회의 과외문제 재검토
결정, 27일 국교생 과외허용 백지화. 국교생의 과외허용여부를 둘
러싼 교육부 정책 변화의 궤적이다. 1년3개월동안 두차례씩 입법예고까
지 했다가 결국 현행법 유지 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교육부의
과외정책이 이처럼 오락가락 하면서 여기에 생계가 걸려있는 속셈학원을
비롯한 학원관계자들은 울다가 웃다가 하는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
런 반응들도 모두 없었던 일 로 돼버렸다. 이제 또 국교생을 상대로
한 속셈학원 등의 공공연한 과외를 정부가 다시 단속하지 않을 수 없
게 됐고 학원들은 단속을 피한 숨바꼭질 을 계속해야 되게 됐다.
교육부의 정책 백지화 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1년반 사이에
만도 벌써 몇차례나 있었다. 우선 국민학교 육성회비 폐지건이다. 지난
해 5월 새정부 출범이후 교육개혁의 기치를 내건 교육부는 육성회비를
94년부터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제기획원과 폐지건을 협의해 본 교
육부는 작년 11월쯤부터 조금씩 말을 바꾸기 시작하더니 결국 올해 1
월 전국시-도교육청 담당자회의에서 육성회비를 계속 받도록 비밀리에 지
시했다. 폐지방침을 크게 홍보하던 모습과는 달리 올초에는 폐지번복
을 확인하는 언론에 함구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백지화
시리즈 는 올해도 계속 이어졌다. 2월말 예술고 내신성적 비교평가 실
시시기를 95학년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반발이 심하자 한달만인
3월말 97학년도 시행으로 후퇴, 당초 방침을 없던 일로 하고 형식
상 책임자를 1급자리에서 3급자리로 좌천시켰다. 올해 대통령에 대한
연두보고에서 보통교육 개혁작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공표했던 교
사자격증 유효기간제 도 슬그머니 머리와 몸통을 떼버린채 꼬리만 남겼다
. 유효기간을 설정, 기간 만료시점에 근무성적 등을 고려해 자격증을
연장해주지 않는 방법으로 교사의 질을 높이고 경쟁을 부추긴다고 했던
취지의 제도가 교사들의 연수 주기를 단축하는 연수 강화방안 으로 둔
갑했다. 입법예고나 정책 발표내용을 손바닥 뒤집듯 수시로 바꾸는 교
육부. 소신도 원칙도 없이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달라지는 교육부의 이같
은 두 얼굴 사이에서 우리 교육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최병묵.사
회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