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언 뒤에도 장벽확장 증오심 깊어/신교도67% "영-IRA간
비밀흥정 있다" "벨파스트=조용택기자" 벨파스트 시내의 신교도 거주
지역인 생킬지구와 가톨릭교도 밀집지인 스프링필드 로드 사이에는 지금
새로운 콘크리트장벽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25년간 무장 독립투쟁을
벌여온 아일랜드 공화군(IRA)의 휴전선언이 발효되던 날 공교롭게도
이 공사가 시작됐다. 세계의 이목이 북아일랜드에 새로운 평화를 고대하
고있는 가운데 벽돌은 나날이 높아만 가고있다. 장벽 길이가 4백m에
높이는 4m를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말 공사가 끝나면 이 장벽을
1.2㎞로 확장하는 작업이 곧 이어진다. 미국 영국 아일랜드 정부
와 관련 정파 지도자들간의 계속된 평화정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아일랜
드 갈등의 당사자인 신교와 가톨릭교도간 마음의 벽은 이 장벽만큼이나
높고 깊은 듯하다.벨파스트나 인근 런던데리, 앤트림등 북아일랜드의 몇
몇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수가 항구적인 평화를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서로에 대한 불신의 뿌리가 너무도 깊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의 영구휴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수두
룩하게 깔려있다. 그중에서도 불신과 적대감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려는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 신교도와 가톨릭 교도간의 적대감은 도를 지나칠
정도다. 생킬과 스프링필드로드를 가르는 장벽 공사도 양쪽에서 각기
따로 벌이고있다. 신교도는 생킬쪽 방향에서 벽돌을 쌓고, 가톨릭교도들
은 스프링필드로드쪽에서 작업을 계속하고있다. 이들은 간간이 의례적이고
공손하게 대화를 나누지만 결코 상대방 지역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없다
. 스스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없기 때문이다. 상당수 주민들은 예전에
설치된 장벽들이 너무 낮다며 새 장벽은 훨씬 높게 쌓아야 한다고 요
구하고있다. 존 키란스씨(37)는 "성인 남자 키의 2배가 넘는데도
이를 낮다고 불평하는 이들은 상대방의 지붕도 쳐다보고 싶지 않을 만큼
증오심이 몸에 밴 탓"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에 대한 확신을 심기위
해서는 IRA나 신교도 단체의 실질적인 무력포기 행동이 가시화돼야 한
다는 점도 양측은 강조하고있다. IRA가 진정 폭력투쟁을 중지하겠다면
무기들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는 것이 IRA에 맞서온 신교측단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IRA는 각종 최신 무기를 3백t이상 확보, 언제든
지 무장투쟁을 재개할 수있는 여건을 갖추고있다. 반면 IRA측은 신
교도들이 자신들의 약속을 선의로 받아들여 주고 신교도 단체도 폭력을
포기하라고 촉구하고있다. 실제로 휴전발효 하루 만인 1일 밤 10시쯤
한 가톨릭교도가 신교도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IRA측의 공세가 가속되고있다. 대다수 신교도들은
IRA의 휴전선언 자체를 무시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북아일랜드
가 아일랜드에 병합될 경우 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신교도의 3분의 2는 휴전선언과 관련, 영국정부와 IRA간에 비
밀 흥정이 있다고 믿고있다. 또 신교도들은 게릴라단체인 IRA의 정치
기구인 신페인당이 영국-아일랜드의 협상테이블에 동참하는 것을 수용할
수없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있어 앞으로 영국정부와 신교도간의 마찰도 심
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아일랜드 사태의 미묘한 갈등구조도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주요인으로 지목되고있다. 영국으로 부터 독립하려는 가톨릭계
의 투쟁이 북아일랜드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지만, 독립에 반대하
는 이 지역 신교계의 움직임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문제해결 방식도
복잡할 수밖에 없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