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뿌리를 추적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
은 고고학, 문헌사학, 인류학, 민족학 등이다. 여기에 추가할 수 있
는 것이 역사-비교언어학이다. 이 책은 우리말의 뿌리를 찾기위해 그동
안 학계가 이룬 성과, 즉 언어학과 고고학-선사학 등 관련학문 연구현
황 등을 정리했다. 언어의 뿌리와 계통을 밝히기 위해 학자들이 주로
비교하는 대상은 숫자를 세는 표현이나 색깔이름 등 생활과 밀접해 여
간해서는 바뀌지 않는 표현들이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언어관계다. 이 문제는 민족이동 경로 등 양국의 고대사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구려의 수사인 밀(3) 간차
(5) 난은(7) 등이 우리말에서는 사라졌지만 일본어에는 살아있
음을 이 책은 밝힌다. 이런 분석을 통해 "한반도에는 원시한반도어
가 있었으며, 일본어 형성에는 이 원시한반도어가 영향을 미쳤다"고 추
리해 낸다. 이같은 유사성은 색깔의 표현에서도 발견된다. 일본의 고대
어에는 계란의 노른자위를 붉다 고 표현한다. 당시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가 적 청 백 흑 4가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직도 일
본의 오키나와나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는 붉은 자위 를 혼용해 쓰고 있
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역사-비교언어학을 주도하는 서구의 인도-유
럽어계통의 연구성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우리학계가 그들의 이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