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근로자들 환호-박수/매출 4천8백억-수출 3억불 손실/노노
충돌로 백44명 부상 깊은 상처 "울산=선우정기자" 모두가 오랜
만에 환하게 웃었다. 반목과 갈등이 일시에 사라지고 화합과 협심을 다
짐하는 순간이었다. 23일 오후 8시30분쯤 60여일동안 지루하게
계속된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마침내 타결되자 김정국사장과 이갑용노조위
원장은 굳게 손을 맞잡았다. 주변에 있던 회사측과 노조측 관계자들도
힘차게 박수를 쳤다. 이날 협상은 오후 2시20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시작됐다. 회사측 이진세사장과 노조측 김남석부위원장을
대표로 각기 10명씩 구성된 교섭위원들은 지금까지 쟁점이 돼온 무노동
무임금 문제와 노조간부의 고소고발 철회 문제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
물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협상은 무려 6시간30분동안 계속
됐고 그 사이 교섭위원들은 한번도 교섭장을 빠져 나오지 않았다. 모두
의 승리를 위해 막판 진통을 거듭하는 순간이었다. 이 사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5천여명은 오후 6시쯤 이 회사 대운동장에 모여 집행부
가 가져올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협상결렬시 강경투쟁 이란
노조집행부의 방침에 따라 결렬 이란 소식이 들리면 당장에라도 정문
을 폐쇄하고 바리케이드를 칠 기세였다. 오후 8시30분 잠정합의안을
가지고 위원장 이하 교섭위원들이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떠나갈 듯한 박수
가 터져나왔다. 노사의 잠정합의로 임금은 11.3%(8만9천7백19
원)가 올랐다. 노조측이 제시한 12.6% 인상안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 노조측의 숙원이었던 월급제도 96년부터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악
성분규 사업장 이란 오명을 쓰고 있던 회사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지키
면서 공권력의 개입없이 분규를 마무리했다는 큰 성과를 얻게됐다. 그
러나 이같은 성과가 있기까지 노사는 모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 파업이 61일동안이나 계속되는 동안 회사의 매출손실액 4천8백61
억원, 수출손실액은 3억2천7백만달러에 달했다. 수주도 들어오지 않았
다. 주로 중소기업인 협력업체도 1천6백12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직원들간의 갈등도 심했다. 회사측의 정상조업 방침에 따라 조업에
참여한 조합원들과 파업참여자와의 충돌로 1백44명의 근로자가 부상했다
. 파업도중 날품을 팔다 폭발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동료도 있었
고 정상조업과 파업의 갈림길에서 극약을 마신 노조원도 있었다. 치유하
기 어려운 노사 갈등의 댓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