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을 마다않기로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단연 세계의 으뜸 그룹에 속
할 것이다. 술자리가 벌어졌다 하면 으레 폭탄주가 돌게 마련이고, 마
시기 경쟁을 벌이다 결국 모두 곤드레 만드레로 쓰러져야 술판이 끝나는
경우도 흔하다. 계속되는 더위에 폭염주 를 마시고 영면하는 사고도
있다. 유럽인들은 나름대로의 주법에 따라 술맛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모습을 곧잘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 일본인들은 퇴근 길에 피로도 풀겸 또 사교를 위해 간단히
한잔 을 즐긴다. 러시아인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보드카를 마신다.
우리 나라에서도 옛날에는 농부들이 힘든 일을 하다 목을 축이기 위해
막걸리를 마셨고, 선비들은 풍류로 술자리를 벌였다. 그러나 지금은
출세를 하기 위해서 또는 장사를 하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술이 좋아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그러다가 건강을 해치는 경우이다. 보사부는 담배에 이어 술에도 과
다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 는 내용의 경고문을 표시하는 법안을 마련했
다고 한다. 주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을 것 같으나, 실효성은 의문이
다. 담배와는 달리 술은 도를 넘어서면 술이 술을 마신다고 한다. 오
기로 들이켜는 폭주가들에게 유해 경고문이 보일리 없다. 어느 정도를
지나치면 해로운 것은 담배와 술 뿐만이 아니다. 과 한 것은 무엇이
든 나쁜 것이다. 보약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좋다. 취미에도 지나치게
미치면 나쁘다. 돈도 너무 많으면 화근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조차 있
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많은 것에 일일이 유해 경고문을 붙일 수는 없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