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불가측성 우려속 돌발사태 대비/여,"국론분열 우려" 대야공세
북돌려 정부와 정치권은 북한의 김일성장례식 연기에 대해 이유를 궁
금해 하면서 나름대로 다각도의 분석을 하고있다. 이런 가운데 민자당은
북한의 의도가 조문파동에 따른 우리 내부의 분열을 이용하려는 데 있
을 수 있다는 판단등에 따라 조문논쟁의 중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
미 전날부터 조문정국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해온 터여서 정치권의 조문공
방은 일단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북한 사회의 불가측성 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도대체 알 수 없는 집단"이라면서, "발표된 장례날짜를 연기하는 건
동서고금에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일 것"이라고들 북한의 이례성에 고개
를 내저었다. 북한측의 장례식 연기배경과 관련, 비서실 관계자들이
추측한 이유는 북한측 발표대로 북한내 각지의 조문객들을 충분히 받기
위해서 북한내 권력서열 조정에 시간이 더 필요해서 김정일의 건강
때문에 등 다양하다. 이와 함께 한국사회 내부에서의 조문론 파동
을 좀더 확대-지속시키기 위해서 한국에서 몇사람들을 조문차 평양에
오도록 공작해 놓고 이들을 기다리기 위해서일 가능성도 관계자들 사이
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일성의 시신을 어디에 안치할
것이냐의 장소 문제가 평양 내부에서 논란을 빚다가 뒤늦게 결정되는 바
람에 장례식 준비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북한이 영결식과 추도대회를 분리키로 한 데 대해서도 북한측이 김일성의
주검을 놓고 국내-외적으로 정치-선전적 효과를 극대화하려 하고 있음
은 분명하다는 지적에는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16일 오전 이뤄
진 북한의 김일성 장례식 연기발표에 대해 통일원은 북한의 의외성에 다
시 한번 놀랐다면서 그 의도를 분석한 한편, 이같은 돌발사태 가 향
후 남북관계등에서도 끊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들.이홍구 통일부총리
는 이날 오전 6시 북한의 발표가 있자, 혹시 김정일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냐 는 분석이 튀어나와 청와대에서 외무부등 정부관계기
관들과 비상대책을 논의하는 등 한때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 회의를 마
친 뒤 기자실에 들른 이부총리는 "북한이 바쁜 모양"이라고 말해 장례
식 연기조치가 북한 권력의 산만한 운영을 드러냈다는 자신의 느낌을 시
사했다. 이부총리는 이어 "향후 김정일 체제에 대한 정부 복안은 이
미 수립됐다"면서 전환기 대북관계에 자신감을 피력. 그러나 통일원내에
서는 아직 연기 발표의 최종 배경에 대해서는 설이 무성해, 간부들이
토요일 늦게까지 남아있는등 비상 사태에 대해 대비하는 모습. 외
무부는 국가원수의 장례식이 연기되는 사유가 워낙 드문 일이라는 점을
주목, 미-일등을 포함한 각 재외공관에 장례식 연기 사유에 대한 정보
수집을 긴급 지시했다. 외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번 장례식 연
기는 국내외적 정치적 효과를 노린 다각적 포석으로 볼 수도 있고, 또
김정일권력 승계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키 힘든 것같다
"고 나름대로 분석한 뒤, "그러나 어느 것하나 분명한 정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
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민자당은 김일성
의 장례식 연기를 우리 내부의 분열획책을 위한 노림수로 보고 야당과의
조문논쟁을 자제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박범진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당 정세분석위가 야당의 조문론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동향을 보고했음에도 이같은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 대신 "더이상 소모적인 조문논쟁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북한은 시신까지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한다"며
야당에 대한 공세를 북한쪽으로 돌렸다. 회의에서 이세기정책위의장은
북한의 의도를 김일성추모분위기를 연장해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보다 확
고히 하고 남쪽의 조문사절단 파견논쟁을 계속 부채질하며 해외거주
친북세력을 평양으로 유인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따라서 야당
이 조문론을 제기하고 사과-해명-강경쪽을 오락가락해놓고는 여당이 매카
시이즘을 조장한다며 역공을 펴고 있지만, 북한에 이용당할 것을 우려해
여당이 앞장서 조문론쟁을 자제키로 했다는 것이다. 서청원정무장관은
"북한이 장례식까지 연기하며 우리 내부분열을 획책하고 있는 만큼 내
부논쟁을 자제하고, 북한의 정치공세에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
했다. 민주당 박지원대변인은 "김성애가 15일부터 장례행사에 배
제돼 왔고, 김정일에게 아직까지 공식적인 주석호칭을 주지않는 등 북한
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 김일성의 장례일자를 연기하는 것은 심상치 않은
조짐으로 주시한다"고 논평했다.남궁진의원은 추론임을 전제로 우선 장
례절차를 둘러싼 이견 가능성을 들었다. 김평일, 김성애의 장례식 참석
여부와 의전 관계 등이 권력관계와 맞물려 정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
다는 것이다. 그는 또 체제정비, 권력서열의 마무리가 덜 됐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남한 내부의 조문 파문을 최대한 이용해보자는 속셈
일 수도 있으나 시신을 놓은 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면 조순승의원은 "남한에서 조문 문제가 제기되니까 남한 내부 교
란 목적이 아닐까 추론한다"며 "권력갈등 때문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김창기-이종원-박두식-구성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