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투표 전락" 우려 불식 충실한 수업 유도/참가 학생들 교수지
식-준비성에 높은 점수 전교수 전강좌에 대해 학생에 의한 교수강의평
가제를 채택키로 한 고려대의 획기적인 결정은 최근의 시범평가 결과 이
제도를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기우였음이 실증된데 따른 것이다. 고
려대는 스스로 평가를 받겠다고 나선 지원자를 포함, 교수 10명의 1
8개 강좌에 대한 강의평가를 지난달 종강에 맞춰 수강학생 1천15명으
로부터 받게했다. 학생들은 OMR카드에 실린 20개 문항 가운데 앞
의 17문항에 대해서는 5단계 평가를, 나머지 3개문항에 대해서는 자
신들의 의견을 직접 적었다. 각 문항은 전산처리를 위해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그렇지 않다" 2점, "그저 그렇다" 3점, "그렇
다" 4점, "매우 그렇다" 5점 등 점수가 주어졌다. 평가결과는 여
러가지를 시사했다. 서창캠퍼스 인문대학 F교수는 분교라는 핸디캡속에서
도 5점만점에 4.22점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무인자동차로
유명한 I교수는 4.15점을 받아 연구활동에 열심인 교수가 강의에
대한 평가도 좋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I교수는 특히 창의력 관련 문항
에서 교수 10명중 가장 높은 4.6점을 받았다. 평소 학점에 인색하
다는 등의 이유로 인기 를 얻지 못한 모교수도 인기와는 무관하게 좋
은 점수를 받았다. 각 문항별로 교수 전체가 받은 평균점수는 우리
대학교육이 안고있는 일반적인 문제점들을 반영했다. 교수가 교과목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가 라는 문항은 4.35를 획득, 학생
들이 교수들의 지식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강한
강좌의 필요성 여부나 교수의 강의준비 등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대부분
4점이상의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학생들은 강의 시간외
교수면담 가능했나 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2.95점을 줘
수업시간 이외에 교수와의 학문적 접촉이 매우 부족함을 드러냈다. 또
자유로운 의견발표 (3.23)나 창의력을 돋우는 강의 (3.15)
등도 비교적 낮게 평가해 아직도 교수들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가 주
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줬다. 휴강없이 강의를 진행하는가 가 가장
높은 4.42점을 받은 것은 우리 대학현실에 비추어 의외로 보이나,
강의평가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충실한 수업을 유도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어서 이 제도가 가져올 바람직한 측면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접
기술하게 한 의견란은 강의평가제에 대한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를 보여
줬다. "전공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정경대 3년), "토의식
수업이 인상깊었습니다"(사범대 4년)등 호의적인 평가가 대부분인 가
운데 "교재중심의 강의에서 탈피해주십시오"(문과대 2년), "잦은 휴
강이 열의를 감소시켰습니다"(정경대 3년)등 당당한 권리요구 를 하
는 신세대 학생 들도 눈에 띄었다. 평가업무를 담당했던 김학렬교무처
장은 "교수강의평가가 인기투표로 흐를 것이라는 비관론은 쓸데없는 걱정
이었다"며 "교수강의평가제가 일방적으로 행해져왔던 강의를 바로잡는
옴부즈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의평가에 참여한
교육학과 전성련교수(53)는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어 더 좋은 강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며 긍적적인
입장을 밝혔다. 평가업무를 담당한 고려대학교의 한 직원은 "이젠 교
수도 성적표를 받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