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에 비스듬히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줄담배를 피워대며 암울한 시
대를 고민하던 내 친구의 멋진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뻐끔
담배라고는 하나 그에게는 하루 세갑이 모자랄 정도였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큰 결심을 하고 담배를 끊었다며 나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후 다시 만난 그는 몸이 절구통처럼 불어나 있었다.
줄담배도 다시 피우고 있었다. 담배를 끊은 뒤 사정없이 살이 쪘다는
그는 "이렇게 비만이 되어 고혈압과 당뇨로 쓰러지나 담배로 병드는
것이 다를 게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금연하면 체중이 6~7㎏ 느는
것은 사실이다. 담배연기를 처리하기 위해 소모되는 열량이 사람이 하
루 섭취하는 영양분의 10%에 가깝기 때문. 또 한가지 이유는 손이나
입이 심심해서 자신도 모르게 계속 무엇인가를 먹기 때문이다. 그러
나, 금연을 한 뒤에는 다른 방법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 일
이다. 내 친구는 다시 담배를 끊고 체중조절에도 성공했다. 대기자가
된 그는 요즘 환경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아직도 담배 피우는 모습
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시대에 뒤떨어진 지진아
일 것이다. 고려대의대 교수.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