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의 한 풀리려나" 기대감/의외의 좋은 결과 가져올수도/2차회담
결정못지어 아쉬움/시민 반응 "열리기는 정말 열리는 겁니까?" 이
산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분단후 처음 열리게 된 남-북정
상회담을 크게 환영했다. 이번에야 말로 망향의 한이 풀리기를 간절히
고대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합의 이면에 북한의 또다른 계략이 숨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않았다. 판문점 남북 예비접촉
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기동 139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사무실. 대부
분이 실향민들인 나이 지긋한 직원들은 퇴근준비를 하다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평남 덕천이 고향인 유명철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사
무총장(61)은 "솔직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기대를
걸지 않았으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뤄져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
산가족들을 위해선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2차 서울회담의 일정을 결정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김봉일 평북도민회 사무국
장(66)은 "항상 저들이 대화를 하자고 해 놓고서는 뒷전으로 적화통
일의 꿈을 키워왔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 "이럴 때일수록 속지않도록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데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
했다. 황해민보사 편집국장인 유창순씨(65)는 "정상회담에서 자칫
핵문제와 같은 큰 주제에 대해 정치적인 대화만 나누다 알맹이없이
끝날 가능성이 많아 우려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산가족이 서로 생사확인만이라
도 할 수 있도록 남-북간에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 이범석전외무장관의 부인이자 평양이 고향인 이정숙씨(대한적십자사
부녀봉사특별자문위원)도 "모쪼록 이산가족의 상봉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태완재향군인회장은 "크게 환영한다"
고 전제, "그러나 북한이 정상회담을 현재의 위기국면을 모면하기 위한
대남전략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서정우변호사(51)는 "남-북최고책임자들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이나 서울에서의 2차 회담이 확정되지 않아 아쉽다"며 "북의 선
전에 놀아나거나 대화중단의 빌미를 제공하는 성급한 행동을 삼가고 최대
한의 협상력을 발휘해 2차 서울회담을 반드시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 남국원씨(37.삼성학원 수학강사)는 "회담이 갑자기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보아 북한이 핵과 관련, 국제적으로 고립되기 직전에 시간벌
기 작전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그러나 신뢰를 바탕
으로 최대공약수 를 추출해서 협상에 임하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경석 경실련사무총장은 "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간의 경제교류가 확대되고 남-북기본합의서가
구체화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으며 주부 정윤주씨(26.서울시 양천구
목동)는 "감정싸움 같은 미묘한 사안에 얽매여 양측이 대과를 그르치
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서울 회담 개최여부는 1차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방준
식-김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