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점 경쟁으로 극장히트작 호황/중간급 영화는 판매부진 무더기사장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비디오 대여점들이 극장개봉 흥행작만을 들여
놓는 편식 이 심해지면서 비디오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출시 비디오들이 빅히트작과 참패작으로 양분되면서 중
간층은 자꾸 엷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이는 최근 출시된 비디오
들의 판매실적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올들어 이달초까지 나온 신작
비디오 중 5만개 이상 나간 빅히트작은 10종이 넘는다. 우선 투
캅스 는 나온 지 2주만에 10만2천개가 나갔고, 데몰리션맨 은 7
만2천개가 팔렸다. 또 도망자 황비홍2 피아노 등 3편은
6만개 이상 판매됐고, 의천도룡기 사선에서 소림오조 떠오
르는 태양 등은 5만개선을 넘어섰다. 2개짜리인 야망의 함정 과
패왕별희 도 각각 4만3천세트와 3만8천세트가 판매됐다. 업계관계
자들은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3만개 이상 팔면 빅히트로 꼽던 데
비하면 엄청난 판매실적"이라며 "그러나 흔히 중박 (중간정도의 히
트)이라고 하는 판매량 1만5천~2만개짜리 층이 갈수록 엷어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나가는 건 너무 잘 나가고, 안 되는
건 전혀 안되는 양극화현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극장개봉 화제작 일변도로 흐르는 대여점들의 영업전
략을 꼽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비디오대여점들은 요즘 생존 이 걸
린 고객확보전을 벌이고 있는 처지. 그러다보니 찾는 사람이 많고 회전
율이 빠른 흥행 화제작들 외엔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여점주
인 최성민씨는 "전엔 화제작이라도 2개 정도 들여놓았지만 요즘은 4~
5개까지 늘리는 대신 어중간한 것은 아예 빼버린다"며 "고객이 빠져나
가는 것을 막고, 자금회전을 빠르게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구입 물량 자체를 늘리기는 힘드니까 일부 품목에 치중한다는 설명이다
. 이같은 대여점들의 편식은 결과적으로 비디오 애호가들의 작품 선택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대여점들이 몇몇 화제작만 집중적으로
들여놓고, 고객들에게도 이것만 권하는 바람에 작품성과 시장성을 겸비한
중간급 영화들이 무더기로 사장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달콤쌉싸롬한
쵸코렛 (5천1백개)이나 신시네마천국 (7천9백개), 바그다드 카
페 (2천개), 용사들을 위하여 (2천개) 등이 그런 예들이다.
우일영상의 한 관계자는 "이런 현상을 깨기 위해 비디오회사들은 어차피
팔릴 흥행 화제작들은 광고를 줄이는 대신 중간급 작품들을 중점홍보하
는 영업정책을 쓰기도 한다"며 "그나마 대여점들이 선호하는 액션물이
아니면 별 효과가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권혁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