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불법단체 "요구관철 미흡" 판단한듯/국민여론-현시국으로 결행
엔 걸림돌 많아 전국기관차협의회(전기협)는 왜 이 비상시국에 국철-
지하철 연대파업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들고 나왔을까? 그리고 이들은 이
카드를 실제로 사용할 것인가? 전기협, 서울지하철공사 노조, 부산
교통공단 노조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전지협)가
파업 결정 을 발표하자 그 목적과 실제 파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
고 있다. 전기협은 88년 7월 사상 처음으로 철도 전면파업을 주도
한 이후 철도노조-철도청과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기관사들의 모임인
전기협이 강경 일변도의 투쟁방침을 굳힌 이유는 복수노조가 허용되지 않
아 법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다, 법내 노조인 철도노조를 통한 투
쟁도 세(세) 불리로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협이 특히 올해 투
쟁을 본격화한 이유는 철도청이 96년 철도공사화를 앞두고 감원 등 경
영합리화 조치를 취해 나가자 온건한 방법으로는 변형 근로제 철폐
등 요구 사항 관철은 커녕,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여진다. 철도노조도 2만8천여명의 조합원중 5천8백여명에 불과한
전기협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도를 경계해 이들의 요구를 대부분 무시해
왔다. 철도노조 집행부와 전기협은 대의원총회에서 폭력사태까지 빚었을
뿐 아니라 서로를 불법 어용 으로 규정, 아예 대화 자체가 끊어
진 상태다. 때마침 이달 말 전국적인 공동파업을 결의한 전국노동조합대
표자회의(전노대)와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있는 서울 및 부산 지하철
노조와 연대를 모색한 것도 이같은 사면초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협이 파업에 돌입하기까지에는 너무나 많은 부담을 감수해
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파업의 명분이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기 힘
들다. 또 내부적으로도 간부진들간에 강-온파로 의견이 대립돼있는 것
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의장을 포함한 온건파들은 파업을 카드로 철도
청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는 것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
다. 또 철도청도 이들의 강경투쟁을 무색하게 하기위해 철도노조와의 협
상에서 일대 개혁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내용은 현재
시간외 근무수당 발생기준을 월 1백92시간근무로 삼던 변형근로제를
개선,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시간 기준으로 바꾸고, 24시간 근무
해야 하는 철도업무의 특수성을 감안, 한번 근무가 이틀에 걸쳐 16시
간을 초과근무할 때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또 지하철이
노사협상으로 막판 타협을 이룰 경우 전기협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 만약 이런 가운데서도 전기협이 서울 및 부산 지하철을 끌어들여
파업을 단행할 경우, 검찰-노동당국의 강력하고도 즉각적인 공권력행사에
부딪힐 것이 자명하다. 당국의 이같은 공권력행사 방침의 배경에는 파
업의 일차적 피해자일 수 밖에 없는 국민 여론과 북핵문제로 인한 현
시국상황이 파업을 용서 할 리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전기협으로서는 철도파업으로 인해 대혼란이 생기면 그 책임은 두고두고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전기협은 무리수를
두느냐, 입지약화에 따라 파업을 철회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방준
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