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밖으로 /풍자가득한 탈옥수 이야기/ 49일의 남자 /기존틀깨
고 반폭력 강조 신인 감독의 의욕적인 데뷔작 2편이 극장가의 화
제다. 여균동 감독의 세상밖으로 (익영영화사 제작)와 김진해 감독의
49일의 남자 (김진해필름 제작). 두 작품은 상이한 스타일의 영
화지만 모두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던 소재로 사회비판적 메시지
를 강하게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상투성과 진부함에 도전하고 있
어 관객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28일 개봉된 세상밖으로 는
개봉 첫주말 전회가 거의 매진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두명의 탈옥수
와 한명의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로드무비로, 죄수 성근(문성근)과 경
영(이경영)이 이감 중 뜻밖의 사건으로 탈옥수 아닌 탈옥수가 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여기에 술집여자 혜진(심혜진)이 합류, 이들은 주인
잃은 농가와 폐광 그리고 갈 수 없는 길(휴전선)까지 긴 여정에 오
르나 결국 탈주범으로 쫓겨 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세상밖으로 는
이들 세남녀의 시선을 통해 현실을 냉소하는 한국적 블랙코미디이다. 구
시대의 금기에 도전하듯 영화는 누가 이시대의 진짜 죄인인가를 묻는가
하면, 교정당국 지식층 방탕한 졸부들을 거침없이 풍자하고 냉소한다.
더욱이 심혜진을 포함한 세 주인공은 옮기기 거북한 육두문자까지 온갖
욕설들을 퍼붓는다. 그러나 문성근 이경영의 호흡과 심혜진의 억척스런
연기가 하모니를 이뤄 통쾌함을 안겨준다. 6월4일 개봉되는 49
일의 남자 는 80년대 정치 권력의 폭력을 드러내 보이는 진지한 영화
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프리랜서작가로 80년대를 보내고 90년대를 맞
은 J(정보석). 그는 어느날 실종된 옛 여인 서연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그녀를 찾아나서나 추적 과정에서 만난 인물들이 차례로 의
문의 죽음을 당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세상 곳곳에 스며든 정체모를
폭력의 실체와 이와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함께
J와 이웃에 살며 남모를 고독감을 지닌채 J에게 끌리게 되는 피아노
교습소 주인 하영(이보희)의 사랑이 극적인 사건들과 나란히 전개된다.
49일의 남자 는 폭력을 비판하는 영화이지만 직설적인 고발영화는
아니다. 미스터리영화나 정치드라마의 요소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마디
로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독특한 스타일이다. 뉴욕에서 영화공부를 한
김진해감독은 사실적묘사보다는 우화성을 강조하는 한편 드라마도 전통적
인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르지 않아(감독은 이를 해체드라마라고 규정했다
)그같은 시도가 우리 관객들에게는 얼마나 소화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고, 스피디한 전개,새로운 형식을 추구한
점 등은 평가할 만하다. 김명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