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화재앞서 싸우는 소리" 부검 뒷받침/남편박씨소유 통장 하나
도 없어 행방추적 한약상 박순태씨 부부가 피살된지 이틀이 지났으나
목격자도, 단서도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경찰이 애초 단순
화재 사건으로 잘못 판단함으로써 사건현장보존에 실패, 발화지점이나 외
부침입여부조차 정확히 가려내지 못해 벌써부터 사건이 장기화되리라는 전
망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사건직후 피해품과 침입흔적이 없는데
다, 단숨에 급소를 찔러 치명상을 입히는 통상적인 살인사건과 다르다는
점 등을 들어 부부싸움에 의한 동반자살 가능성을 조심스레 피력했으나
, 20일 부검결과 타살이 확실해지자 뒤늦게 초동수사를 재개했다. 경
찰은 사건현장에 처음 출동했던 소방관들과 방범대원들을 소환, 진화작업
당시의 상황을 청취하며 문의 잠금장치, 발화지점등에 대해 조사를 하
는 등 외부침입흔적을 찾으려 했으나 현장이 화재 진화과정에서 크게 훼
손돼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부인 조씨의 66만원이 든
통장, 집문서, 손목시계등을 확인했으나 박씨 소유의 통장을 찾아내지
못해 한약방직원과 유족을 대상으로 박씨소유의 통장의 행방을 찾고 있
다. 이웃주민들은 가스폭발 전에 싸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났다는 증언을 해 범인들이 일단 박씨부부를 살해한 후 불을
질렀다는 부검결과를 뒷받침했다. 이웃주민들은 "TV가 끝날 무렵인
1시쯤 전후에 싸우는 소리가 들리다 사람살려 하는 소리가 나 부부싸
움하는 소리인줄 알았다"며 "얼마후 문열어라 는 여자 비명을 듣고
내다보니 연기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나다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증
언했다. 경찰은 이같은 증언을 토대로 범인들이 박씨부부를 살해한후
방에 휘발유등 인화성 물질을 붓고 불을 지른 뒤 부엌의 가스밸브를 열
고 도주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웃주민
들도 들었다는 비명소리를 바로 옆방에서 자던 박씨의 아들 한상씨와
조카 이모군(13)이 전혀 듣지 못했다는 사유 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이날 한상씨를 재조사했으나 한상씨는 "한번 잠이
들면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이 든다"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잠을 깬 것도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난 것"이라고 진술했다.
숨진 박씨는 한약업계에서도 알아주는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67년 고교
졸업 후 종로에 있는 한약방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한약업사 자격시험에
합격, 74년에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덕양한약방 을 개업했
다. 박씨는 경동시장에서 녹각수입을 전담하다시피 하면서 재산을 모아
천안의 1만여평 과수원, 성동구 구의동의 건평 1백평짜리 3층 빌딩
등 재력을 쌓아왔다. 박씨부부가 매우 잔인하게 살해된데대해 박씨의친지
나 이웃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 이웃들은 부인 조씨는 집사, 박씨는
교회장로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다"며
이들 부부의 죽음에 의문을 표시했다. 대한한약협회 관계자들은 서
울시 지부장선출과 관련한 원한관계에 의한 살해가능성에 대해 "업계 사
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단순 추정"이라고 공박했다. 관계자들은 "돈만
들고 실익이 없는 명예직이라 하겠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박씨도
처음에는 고사하다 회원들의 만장일치 추대에 가까스로 취임했다"고 말
했다. 차학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