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부인-딸 금주씨 목메어 2일 오후 2시 여만철씨 일가족 귀순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여씨가 탈출동기와 경로,
북한 식량사정 등을 먼저 설명했다. 여씨에게 향하던 질문이 마침내
여씨의 부인 이옥금씨에게 던져졌다. "작년 8월 식량배급이 중단됐다는
데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이씨는 밤새 옥수수죽을 끓인 얘기, 옥수수
가루를 풀처럼 끓여 먹은 얘기를 했다. 식량을 구하려고 양말과 수건
등속을 챙겨 농촌을 헤매고 다녔다는 말도 했다. 차분하고 침착하게
이어지던 답변이 점차 떨리기 시작했다."밤 10시에 자식들이 배고프
다고 강냉이죽을 좀 달라고 해요. 없다고 하니까 아무말 없이 잠자리로
가더군요." 이씨는 주린 배를 참고 돌아눕는 자식들을 보며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눈가에 맺혔던 이슬이 문득 볼을 타고 흘러내리
기 시작했다. 이씨의 답변은 끝내 울음속에 묻혀 더이상 이어지지 못했
다. 뒷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눈시울을 막 훔친 남편 여씨가 대
신 말을 이었다. 여씨는 3일동안 밥을 못먹고 직물공장에서 일한 처녀
와 소나무껍질을 잘못 먹고 숨진 3살짜리 자식을 가진 아주머니 얘기를
했다. 여씨의 볼은 흥건한 눈물에 젖어 번들거렸다. 목소리에도 울음
이 섞여 나왔다. 딸 금주씨(20)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두
아들은 고개를 숙인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들로서의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 하는 듯 했다.한 기자는 "수많은 귀순자들의 기자회견을 봐왔
지만 이런 모습과 느낌은 처음"이라면서 가슴아파했다. 서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