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구식 도 하나쯤 필요"/상업성 배제 편집 일관성
견지/발행부수 4만 올해 첫 흑자내 월간 에세이 가 5월로 창간
7주년을 맞았다. 갓 나온 7주년 기념호를 받아든 발행인 원종성씨는
"이제야 홀로 설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
다. 동양엘리베이터(주)라는 대기업 경영자로, 중학교 2학년 국어교
과서에 나의 자화상 이란 작품이 실렸을 정도의 수필가로, 문예지를
창간하고 혼자 이끌어온 기업메세나로, 1인3역을 하면서 지낸 세월이
만감속에 교차되는 것처럼 보였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직업은
에세이 발행인입니다. 그 다음이 수필가고 동양사장이라는 것은 명함에
넣지도 않습니다. 그 에세이가 7년을 고비로 어른이 된 것을 보니
무엇보다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의 행복한 기분 은 통계수치로도 알
수 있다. 발행부수 4만에 정기구독 2만. 창간후 월 수천만원씩
기록하던 적자도 올들어 월 1천만가량의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목표 2
천5백억짜리 회사사장에게 월 1천만원이란 숫자는 큰 의미가 없지만
자생력 확보 는 다른 차원이다. "이번에 피천득선생님과 천경자선생님
이 축하한다며 오셨더랬습니다. 바깥 출입을 끊다시피 한 두분이 부러
시간을 내 주신 것을 보면서 아, 그동안 잘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하
고 안도했습니다. 피선생님은 우리나라 문예지 최후의 자존심 이라고
과찬해 주셨고, 천선생님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잡지 라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덕담삼아 하신 말씀이지만 잊혀지지 않습니다." 월간
에세이 가 가장 자랑하는 것은 일관성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글이
나, 상업성 위주의 편집은 결코 하지 않겠다 는 창간사를 지금까지 지
키고 있다. 피천득의 명편 수필 첫머리에 묘사된 것처럼 청자연적
같고 난같고 학같은 수필의 전형만 실었다. 그러다 보니 편집체제도
7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모든 것이 바뀌는데 유연하지 못한 구
식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쯤 변함없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면 불변의 미 도
나름대로 귀중하다고 생각합니요." 어려움이 없었을 리 없다. 원고를
거절할 때가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문
호 의 글도 원칙을 벗어나면 싣지 않았다. 제까짓게 뭔데 감히 내글
을 사장이면 다냐 등의 비난이 잇따랐으나 끝까지 버텼다. 노사분
규로 인한 시련도 있었다."문학을 천시하는 사회는 그만큼 천박해 집니
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 문학은 어느 정도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
니까." 원사장은 인간이 인간다워지기 위해서 문학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