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간 경제차별 해소가 관건/예산 집행-재원 마련서 판가름/시내
서 만난 백인 "만델라가 속이고있다" 푸념 "요하네스버그(남아공)=
김왕근기자" 흑인앵커 "선거순조" 남아공 최초의 자유총선 마지막날
이었던 28일 투표는 전국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TV에서는 하루종
일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 앵커가 호흡을 맞춰가며 실황을 중계했다.
흑인남자 앵커가 투표소에 나가있는 백인남자 리포터에게 투표소에서의
불상사가 없었는지 물었다. 문제의 콰줄루 나탈 지역에서 한건의 소란이
있은 것 외에는 이상이 보고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대답이 들렸다
. 그러자 여자앵커가 말을 받아 진행을 계속했다. 방송은 밝고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2-3개월전만 해도 단1명의 흑인 리포터
조차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 방송만을 보고 있으면
남아공은 이미 차별이 존재치 않는 나라처럼 느껴진다.사실 남아공에서
선거후 흑백공존의 정부가 들어서며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다수당
이 되리라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30일 개표
작업이 진행되면 이 나라의 앞길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점쳐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이 평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흑인지지 일시
적" 가장 크고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 어떤 서방언론이 남아공의
고르바초프 로 명명한 데 클레르크 대통령의 결단으로 정치차별의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됐지만, 아직도 경제의 차별은 그대로 있다. 흑인마
을에는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반면 백인마을은 정원이 잘 꾸며
진 목가적 풍경의 깨끗한 집들로 이루어져 있다. 법적으로는 흑인들도
큰집에서 살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닭장같은 집에서 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만델라는 이미 흑인들에게 많은 공약을 했다. 일자
리와 집을 주고 하수도와 전기를 주며 인간답게 살게 해 주겠다는 약속
을 했다. 대부분의 하층흑인들은 그의 약속을 그대로 믿고 있다. AN
C에 투표했다는 한 페인트공은 만델라가 집권하면 앞으로 더 많은 일거
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어색한
웃음을 띠우며 "집을 많이 지을 것이기 때문"이라고만 대답했다.만델
라가 이와같은 약속을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는 앞으로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왜냐하면 그의 경제공약은 하층흑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기는 했지만 그것이 그에게 스스로의 정책선택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만델라의 경제정책에는 하나의 딜레마가 있을 수
있다. "다시 불만 나올지도" "만델라는 그가 약속한 사업을 흑백
간에 예산을 공정히 집행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혹은 세금을 더 많
이 거둬서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흑인들
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정도를
넘어서면 그것은 계획경제가 되거나 혹은 백인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공산주의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경제발전은 제
한되게 된다. 그러면 다시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다." 이렇게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남아공의 미래에 대해 하나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시내 중심가에서 만난 한 백인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당과 인카타자유당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국민당에 찍었다"며
만델라는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만델라가 사람들을 속
이고 있다"며 만델라의 약속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것
을 깨닫게 되는날 사람들은 분노할 것이며 혼란이 오리라는 것이었다.
그는 그렇게 혼란의 5년이 지난후 새 선거에서 만델라와는 다른 진정한
지도자가 선출될 것이라고 예언했다.